'허정무호'의 조직적인 미드필드 플레이와 압박이 일본을 압도했다.
일본 대표팀의 장점은 미드필드에서 이뤄지는 패스게임이다. 하지만 이날은 전혀 일본다운 플레이가 나타나지 않을 만큼 우리 허리진이 잘 대처했다. 전체적으로 한국의 압박이 좋았기 때문에 일본이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원활한 공격 전개가 이뤄지지 않은 게 아쉬웠다. 스트라이커로 출전했던 이근호, 박주영 등의 몸이 대체로 무거웠다. 측면 날개로 출전했던 이청용 역시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 중에서 가장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 건 기성용이다. 중앙 미드필더인 기성용은 박지성이 적극적으로 공격을 전개했을 때 뒤를 받쳐줘야 하는 임무를 안고 있다. 하지만 이날 박지성이 좌우 측면으로 움직일 때 뒤를 받치며 이선 침투하는 인원이 부족했다. 이러한 역할은 기성용이 해줘야 한다.
일본전에서는 위험한 장면도 많이 연출돼 숙제를 남겼다. 이청용 등의 젊은 피들이 한일전이라는 열기 때문인지 흥분한 것 같다. 2,3차례의 거친 플레이와 백태클은 퇴장을 줘도 할 말이 없었다. 월드컵에서는 심판에 대한 항의와 백태클을 강력히 제재하기 때문에 영건들이 자칫 분위기에 휘말려 흥분한다면 힘든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날 4-2-3-1 포메이션을 구사한 대표팀은 위협적인 공격 루트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대표팀은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사용하는 그리스를 상대로 이날과 같은 원톱 전술을 사용한다고 전제했을 때 과연 어떤 선수를 최전방에 세워야 되는지에 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수비가 강한 팀과 상대할 때는 조직 플레이로만 풀어가는 건 한계가 있다. 개인 기량이 뛰어난 스트라이커가 공격의 실마리를 풀면서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그러한 해결사 능력을 갖춘 골잡이가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
풍생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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