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는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품 안에 담고 있어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선거구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중심의 야권 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최근 선거에선 국회의원 두 곳과 구청장 선거에서 모두 한나라당이 승리하는 등 여권이 다소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는 3선을 노리는 현직 구청장이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여당과 야당, 그리고 무소속 후보 간의 치열한 3파전이 전개되고 있다.
현직 구청장과 경합 끝에 후보로 낙점된 한나라당 양창호(42) 후보는 교육 관련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서울시의회 의원 때부터 공교육 강화를 강조했던 양 후보는 학부모 참여 확대와 우수 교사 인센티브 제도 도입을 주창한다. 또 국제고와 특목고를 유치해 교육의 질을 끌어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KTX 영등포역 정차, 여의도 재건축, 도림고가 지하화 등 지역개발 사업도 제시하고 있다.
영등포구의회 의장 출신의 민주당 조길형(53) 후보는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와 보조를 맞춰 사람 중심의 복지행정을 강조한다. 영등포 토박이인 조 후보는 구도심이 밀집한 신길동과 도림동 일대를 정비하고,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천하겠다는 방침이다. 보육정보센터와 교육지원 전담부서 설치 등 교육환경 개선과 KTX 영등포역 정차 등 교통난 해소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하며 전통적 지지층에 호소하고 있다.
3선에 도전하는 무소속 김형수(63) 후보는 구가 그 동안 추진해온 장기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적임자임을 강조한다.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조성, 자전거를 이용한 친환경 교통체계 구축, 영등포역 철길 데크화 작업 등 임기 중 추진한 사업을 매듭지으려 4년이 더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여성전용 일자리센터 운영, 초등학생 전면 무상급식 지원, 어르신 일자리 확대 등 교육과 복지 예산 확충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밖에 서울시 25개 구청장 중 최연소 여성 후보로 출마하는 진보신당 정호진(37) 후보와 미래연합 김학중(51) 후보도 출사표를 던졌다. 정 후보는 친환경 무상급식, 국공립 보육 시설 확충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 후보는 원어민 강사 확보와 우수학생 장학금 지급 등 교육 환경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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