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 국가연구개발 전략기획단에 임명된 황창규 단장은 지난 2달 동안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산업기술센터에서 두문불출했다. 자신과 함께 '2020년 10대 선도기술 발굴, 5대 기술 강국 도약'이라는 큰 꿈을 이룰 주축 선수라고 할 수 있는 상근투자관리자(MD, Managing Director) 5명과 비상근 단원 10명을 뽑기 위해서였다.
황 단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단체와 공학한림원,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으로부터 추천받은 120명과 기획단이 자체적으로 발굴한 80명 등 200명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직접 서류를 훑고 산학연 전문가들이 내린 다면평가를 참고해 3~5배 수로 후보자를 압축했고 마지막 심층 면접까지 진행했다. 24일 얼굴이 알려진 '드림팀'은 이렇게 해서 탄생했다.
황 단장은 "MD 한 사람 한 사람의 역량이야 말로 전략기획단의 성패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우리나라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훌륭한 분들을 이리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고 말했다.
R&D 지원 체계를 관(官)에서 민(民)주도로 바꾸는 핵심 기구인 국가전략기획단은 4조4,000억 원의 지경부 R&D 예산을 배분하고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 최경환 지경부 장관이 황 전 사장과 공동단장을 맡는다. 전략기획단은 지경부 R&D의 투자 방향과 사업구조 조정 등을 결정하는데 공무원에게 의사결정권은 없도록 해 사실상 단장과 MD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평가이다.
5명의 MD는 ▦주력산업 ▦정보통신산업 ▦융합신산업 ▦부품소재산업 ▦에너지산업 등 주요 분야의 R&D 과제 선정, 평가, 조정, 사업화를 책임지고 관리한다.
주영섭 전 현대오토넷 대표와 조신 전 SK브로드밴드 대표가 주력산업과 IT 산업 담당 MD로 선정됐고, 에너지산업 MD로는 박상덕 전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장이 뽑혔다. 융합신산업과 부품소재산업 분야는 학계 출신 김선영 서울대 교수(생명과학부)와 홍순형 KAIST 교수(신소재공학과)가 맡는다. 김 교수와 홍 교수는 학계 출신이지만 바이오 분야의 대표적 벤처기업 바이로메드의 탄소나노튜브 연구 성과의 사업화에 성공한 경험을 지녔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게 기획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과 함께 백성기 포항공대 총장, 박상훈 SK기술혁신센터사장, 백우석 OCI 대표, 승도영 GS칼텍스 기술연구소장, 안철수 KAIST 석좌교수, 염재호 고려대 교수, 이인선 대구경북과학기술원장, 장동영 서울산업대 교수, 장준근 나노엔텍 대표, 최양희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 등 10명의 비상근 단원도 선정했다.
한편 황 단장은 이날 "국가 R&D 체제를 혁신해 '넘버 원'이 아니라 '온리 원(Only One)'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며 "올 연말까지 내놓을 2020 비전을 통해 10대 선도기술을 우선 발굴하고, 세계 1위 사업을 100개 이상 키워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과 협력 방안에 대해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데에는 아직도 대기업이 부족하다"며 "최근 삼성이 미래를 위한 투자계획안을 발표했지만, 우리가 볼 때는 시장의 '메가트렌드'에 들어있는 분야에 해당하는 사업들"이라며 당장은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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