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이 푸른 꿈을 꾸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황사의 발원지인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 쿠부치 사막에 해마다 녹색의 희망이 심어지고 있다.
한중문화청소년협회(미래숲)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은 지난 5년 동안 총면적 3천587ha에 30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어 이동사막(바람을 타고 확장하는 사막)을 막는 녹색장성을 세웠다.
2011년에는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사무국과 함께 10억 그루 나무심기운동(Billion Trees in Desert)을 전개해 사막을 생태원으로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수백 년 전 만해도 쿠부치 사막은 맑은 물과 산림이 우거진 숲이었다. 그러나 무분별한 벌목, 가축의 대량방목, 식량 증산을 위한 개간 등 인간의 파괴행위가 거듭되면서 황량한 사막이 되었다.
이 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던 원주민들마저 떠나고 빈집과 모래바람만이 존재하던 사막에 얼마 전부터 작지만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끈질긴 생명력으로 뿌리를 내린 백양나무에서 잎이 자라기 시작했다. 많은 기업의 후원과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사막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지난 5월, 미래숲 9기 120여명의 대학생들은 인간의 이기심으로 파괴된 쿠부치 사막을 찾았다. 학생들은 걷고 또 걸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모래무덤 사이로 몰아치는 거센 바람은 자연의 혹독한 경고였다.
모래바람에 몸을 낮추고 걷기를 2시간, 눈 앞을 가로막던 거대한 사구를 넘으니 초록의 세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믿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사막과 초록의 경계에서 학생들은 환호했다.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모래사막 한가운데 작은 물웅덩이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샘물이 아직도 생명이 숨쉬고 있음을 말해주었다.
사막 트레킹이 끝나자 땀과 모래에 범벅이 된 학생들은 자연에 대한 무관심에 고개를 숙였다. 미래숲 권병현대사는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지구는 지금 중병을 앓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땅에 얼마나 많은 빚을 졌습니까? 이제는 행동할 때입니다."
글·사진=쿠부치사막(네이멍구) 조영호기자 vold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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