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대 기업사의 초석을 다진 대표적인 기업 삼양그룹을 이끌어 온 김상홍 명예회장이 23일 오후 10시 별세했다. 향년 87세.
김 명예회장은 삼양사 창업주인 수당(秀堂) 김연수(1896~1979) 회장의 7남6녀 중 3남으로 192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인은 수당의 5남인 동생 김상하 그룹회장과 함께 삼양그룹을 꾸려 왔다. 수당의 장남은 고 김상준 전 삼양염업 명예회장이며 차남은 고 김상협 전 국무총리다. 수당의 형은 인촌(仁村) 김성수 선생이다.
1943년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 상과를 졸업하고 1945년 일본 와세다대 법학부를 수료한 김 명예회장은 1947년 삼양사에 입사해 1956년 만 33세로 사장에 취임했다. 1950년대에 현재 그룹 주력사업이 된 제당업에 진출했고 1960년대에 전북 전주에 폴리에스테르 공장을 세워 화학섬유사업을 회사 성장의 양대 축으로 일궜다.
또 1980년대에 전분당 전문기업 삼양제넥스, TPA(고순도 테레프탈레이트)를 생산하는 삼남석유화학, PC(Polycarbonateㆍ폴리카보네이트)를 생산하는 삼양화성을 설립했으며 사료 기계 제분업 IT로 사업 영역을 넓혀 그룹 경영의 면모를 다졌다.
김 명예회장은 장학재단인 양영재단과 수당재단의 이사장을 맡아 인재육성에도 힘썼다. 1939년 창업자 김연수 회장이 국내 최초로 설립한 민간 장학재단인 양영재단과 김 명예회장이 자녀들과 함께 설립한 수당재단(1968년)은 지금까지 2만 1,000여 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420여 명의 대학교수에게 연구비를 지원해 왔다.
김 명예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등을 지냈으며 화학섬유분야에서 신기술 개발을 경영의 지표로 삼은 공로를 인정 받아 금탑산업훈장(1986), 한국의 경영자상(1989), 유일한상(2001)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 부인 차부영씨와 아들 윤(삼양사 대표이사 회장), 량(삼양제넥스 대표이사 사장 겸 삼양사 사장)씨와 딸 유주, 영주 씨 등 2남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7일. (02)3010-2631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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