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천안함 사태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직접 지시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22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이 천안함에 대한 어뢰 공격을 최종 승인했으며, 이는 최근의 북한 지도부와 군부의 동향에서도 감지된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한미 양국은 지금까지 직접적 증거가 없고 북한의 선전술에 말릴 위험 등이 있어 김 위원장과 천안함 사태를 직접 연관시키는 데에 신중했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의 도발 배경으로 두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자신의 통치력이 흔들림 없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고, 또 하나는 3남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2년 전 뇌졸중을 앓은 김 위원장은 서방이 건강문제로 자신의 지도력 저하를 거론하는 것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었다고 본다.
김 위원장의 직접 개입 정황은 지난달 25일 인민군 창건기념일에 즈음해서도 포착됐다. 당시 김 위원장은 천안함 도발을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은 정찰총국(일명 '586부대')을 시찰했으며, 이는 천안함 격침 성공을 치하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찰총국은 최근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암살기도 사건의 배후로도 지목됐다. 또 비슷한 시기 김명국 북한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이 다시 대장으로 복귀한 것도 눈에 띈다. 김은 지난해 11월 대청해전 패배 이후 대장에서 상장(한국의 중장)으로 강등됐으나, 이번 대장 복귀는 천안함 도발에 따른 포상 성격이라는 얘기다. 작전국장은 북한군 작전을 총괄하는 자리다.
미 해군대학 동아시아 전문가 조나단 폴락 교수는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은 천안함 성공 축하의 상징적 장면"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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