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최근 언론 매체들을 통해 천안함 사태가 남한 정부의 모략극이라고 연일 주장하고 있다.
북한의 대남 라디오 매체인 평양방송은 23일 "이번 조사 결과는 괴뢰패당(남한)이 미국ㆍ일본과 결탁해 공화국을 압살하기 위해 조작한 특대형 모략극"이라며 "어림짐작으로 정황 증거라는 것을 조작해내고 어디서 주워온 것인지 알 수 없는 파편 같은 것을 증거물로 내 놓았다"고 주장했다.
북한 인터넷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사건 날조범들의 필사적 몸부림'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사건초기부터 책임을 우리에게 몰아가는 데 엄중히 경고한 바 있다"며 "침몰 사건을 조작 발표한 다음 국제사회를 통한 또 다른 제재까지 실현하려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조선중앙방송은 '연단'이라는 프로그램에 평양화력발전소 소속 노동적위대원이라고 밝힌 강선일을 출연시켜 "국방위 대변인 성명을 접한 우리 기업소 노동적위대원은 분노와 적개심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만약 괴뢰 호전광들이 미국ㆍ일본 침략자와 야합해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다면 전 인민적 성전에 떨쳐나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 같은 보도 행태는 천안함 사태와 무관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강조하는 것과 동시에 우리 정부와 미국, 일본 등의 대북 제재 조치 움직임에 대해 극도의 불만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2일 북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은 남측에 보낸 통지문에서 "국방위원회 검열단을 무조건 받아들여 세계 앞에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은 지난달 17일 조선중앙통신사 군사논평원의 글을 통해 "천안함 침몰과 관련이 없다"고 처음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으며, 국방부의 조사결과 발표가 있던 20일에는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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