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설을 주창했다가 사후 가톨릭으로부터 배척당해 이름도 없는 무덤에 쓸쓸히 잠들어 있었던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의 유해가 22일 폴란드 포롬보르크 시 대성당에 재매장됐다. 그의 재매장 의식은 지동설을 탄압했던 가톨릭 교회와 약 500년만의 화해로 비쳤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사실상 그의 공식 장례식으로 표현된 이날 재매장 의식은 교황 특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그의 유해를 담은 관에는 성수가 뿌려졌고, 검은 화강암으로 만든 묘비에는 그가 지동설의 주창자라는 업적과 함께 그가 고안한 태양계 모형도 새겨졌다.
바티칸은 교황 특사를 파견해 그를 예우했다. AP는 "무명으로 사망했던 코페르니쿠스가 5세기가 지난 지금 영웅으로 다시 안식을 취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1543년 5월 21일 70세의 나이로 사망한 코페르니코스의 유해는 포롬보르크 대성당 지하의 이름도 없는 무덤에 수 세기동안 안치돼 있다가, 한 가톨릭 주교의 노력으로 유해의 실제 주인이 확인됐다.
가톨릭은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지지하고 나서자, 1616년 그의 저서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를 배교적 저술로 지정했다. 그의 이 저작은 200년이 지난 1828년 가톨릭 금서목록에서 삭제됐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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