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대입 수험생은 EBS를 보라'고 말할 정도로 정부가 사교육 잡기에 총력전을 펼치면서 '교육 관련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입 수험생 위주의 온라인 교육이 주력인 메가스터디는 주가가 휘청이는 반면, 방송 콘텐츠의 보완재인 학습지가 핵심 사업인 대교와 웅진싱크빅은 비교적 안정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학습지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가스터디는 사교육을 겨냥한 정부 대책의 영향으로 지난해말 23만9,000원이던 주가가 20일에는 15만6,400원으로 35%나 하락했다. 실적도 부진해 올해 1분기 매출액이 632억원으로 전년보다 6.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회사 설립 이후 매출액 성장률이 한자릿수에 머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우(28만6,000원→22만원), 우리(28만원→24만원) 등 주요 증권사의 목표주가 하향도 잇따랐다. 대우증권 유정현 연구위원은 "올해 대입수능에서 수험생은 EBS의 온라인 강의 및 수능 문제집 위주로 공부할 것"이라며 "주가상승 모멘텀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매출에서 학습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50%와 80%에 달하는 웅진씽크빅과 대교는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올들어 주가 흐름도 양호한데, 웅진씽크빅의 경우 3.6% 상승(2만2,100원→2만2,900원)했고 대교는 8.3% 하락(5,930원→5,440원)하는데 그쳤다.
특히 웅진씽크빅은 올해 9월 온-오프라인 학습지의 장점을 살린 'e학습지'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새로운 수익모델로 주목 받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공격적인 신사업 개척으로 이 회사의 올해 배당수익률은 5%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교도 전형적인 학습지 영업에 학원의 장점을 결합시킨 '러닝센터'를 도입한 뒤 1분기 회원수가 지난해보다 1.5%나 증가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학습지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 때문에 고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저성장 국면
사교육의 폭발적 증가세로 최근 5년간 '교육 관련주'도 욱일승천의 기세로 상승했으나, 정부 대책과 감소하는 청소년 인구를 감안하면 장기 성장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초ㆍ중ㆍ고 사교육 시장은 2007년 20조400억에서 2008년 20조9,095억원, 작년 21조6,259억원으로 성장했으나 그 상승 속도는 이미 꺾인 상태다. 정부 대책에 발목이 잡힌 것도 문제지만, 학생수 감소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대입수험생은 작년보다 6.7% 늘어난 61만5,000명에 달하지만, 내년(64만명)부터는 감소세로 전환할 전망이다.
신영증권 손동환 연구원은 "사교육 대상인 초ㆍ중ㆍ고생의 인구 감소는 장기적으로 교육주의 성장성을 둔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며 "주식시장에서 교육주는 이제 도약단계를 지나 안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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