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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과 함께하는 투자 아카데미] '투자의 기본' 리스크 관리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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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과 함께하는 투자 아카데미] '투자의 기본' 리스크 관리 어떻게…

입력
2010.05.2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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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출·단타·몰빵 투자… 쪽박차러 가는 지름길

투자의 기본 중 기본은 위험(리스크) 관리다. 세계 최고 경쟁력을 자랑하던 미국의 금융산업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휘청거리고, 남유럽 국가들이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상황을 보면 평소 리스크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리먼브러더스의 몰락에서 보듯 세계 일류 금융회사도 위험관리에 실패하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모든 수익에는 위험이 따른다

투자 리스크와 관련해 사람들이 흔히 쓰는 표현 중 하나가 '고위험-고수익'이다. 이는 '위험이 높을수록 수익도 높다'라는 뜻이지만 바꾸어 말하면 '수익이 높은 곳에는 그만한 위험이 따른다'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투자자들은 고수익에 따르는 고위험을 종종 망각한다. 세상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는 것이다. 일상 생활에서의 낙관주의는 건전한 삶에 도움이 되지만, 큰 돈이 걸린 투자에서의 지나친 낙관주의는 실패의 지름길이다.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어떻게 계산할 수 있을까. 간단한 방법 중 하나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시장이 3~4년 계속 침체를 보이더라도 버틸 수 있을까', '주가가 폭락해 다시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올 때 나는 투자할 수 있는 예비자금을 들고 있는가' 등이다. 만약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면 당신은 위험한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리스크 관리 원칙 1-빚내서 투자하지 마라

투자를 시작하기 전 리스크에 대해 한 번이라도 고민해 본 투자자라면 대출을 받아서 주식을 사거나 아파트 중도금으로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는 등의 위험한 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다. 투자의 가장 기본 중 하나는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라는 것이다. 대출을 받아서 투자하는 건 재앙으로 가는 지름길을 닦는 격이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지나친 차입이었다.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가 닥치기 전까지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대개 단기차입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위험이 큰 상품에 투자하는 형태였다. 위기 직전까지 리먼브러더스는 7,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었지만 자기자본은 250억달러에 불과했다고 한다. 즉 차입을 통한 투자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2008년에 주가 폭락으로 펀드 담보부족 계좌가 속출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이들 계좌 상당수가 대출을 받아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부동산이나 주식 담보 대출 등이 최고치를 경신했을 때가 상투인 적이 많았다. 가격 변동이 있는 주식과 같은 자산에 투자하면서 빌린 돈을 활용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그 자체로도 위험할 뿐만 아니라 자칫 상투를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 관리 원칙 2-장기 투자하라

투자에서 가장 본질적인 리스크라면 '가격이 변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는 통제가 불가능하다.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 가격변동 위험은 주가가 위 아래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주가는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이고 예측하기도 힘든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주가가 한동안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계속해서 그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동전 던지기를 해서 뒷면이 연속으로 3번 나왔을 경우, 다음에도 뒷면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다음에 뒷면이 나올 확률은 변함없이 50%에 불과하다.

올해 초 금융투자협회가 개인투자자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2009년 개인투자자들의 평균 주식투자 수익률은 -4.7%였다고 한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가 50% 가까이 상승했던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의 주가 예측이 얼마나 안 맞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 것일까. 가격변동 위험은 적절한 방법에 의해 어느 정도 관리가 가능하기도 하다.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장기 투자'다. 투자기간이 짧은 경우 주식형 펀드 같은 주식형 자산은 매우 위험하다.

은 과거 30년간 코스피 지수의 투자기간별 최대ㆍ최소ㆍ평균 연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1년간 단기로 투자할 때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피하기 힘들다. 2000년대 초 정보기술(IT) 버블 때는 1년 만에 237.06%라는 수익률을 달성하기도 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때는 -64.51%라는 성적표를 감내해야 했다.

그러나 장기투자로 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20년 이상 투자할 때는 마이너스 痔庫活?발생하지 않으면서 연 7.8% 정도의 양호한 평균수익률을 기록했다. 투자기간이 30년으로 늘어나면 연 9.6%의 평균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리스크 관리 원칙 3-분산 투자하라

투자위험을 관리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분산투자'이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분산투자는 주식과 예금(또는 채권) 간의 분산일 것이다. 예를 들어 1억원의 투자자금을 10년간 은행예금과 주식형 펀드에 각각 5대5 비율로 투자했다고 가정해보자. 예금은 확정이자를 지급하므로 10년간 연 5%의 수익이 난다고 하면 단순 계산으로 총 50%의 수익을 낼 수 있다(복리가 적용될 경우는 이자가 더 많을 것이다). 따라서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10년간 50%의 손실을 보더라도 원금은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장기로 주식에 투자할 경우 손실의 가능성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의 성공확률은 더욱 커진다.

분산투자에서 한가지 더 고려할 것은 위험자산 간의 분산이다. 국내 주식에만 투자하면 더 좋은 기회를 놓칠 수가 있다. 는 국내 주식과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주식 간의 분산투자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 주식과 브릭스 주식에 6대4의 비율로 투자하면 국내 주식에 100% 투자했을 때보다 위험은 줄어들면서 기대수익은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투자자 가운데 작년 말 해외펀드 비과세 조치가 폐지되면서 해외펀드 투자를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위험관리의 핵심은 세금이 아니라 자산배분이다. 전세계 자본시장에서 2%에도 미치지 못하는 국내 주식시장에 '올 인'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더 위험할 수 있다.

다만 연간 금융소득이 4,000만원 이상인 거액 자산가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때문에 조심스럽게 대응할 필요는 있겠다. 이 경우 10년 이상 투자수익에 대해서 비과세가 보장되는 투자형 보험을 활용할 수 있다. 해외에 투자하는 투자형 보험상품들도 최근 몇 년간 많이 출시되었기 때문에 투자 기간이 길다는 단점을 제외하면 자산배분을 하는데 지장은 없을 것이다.

투자의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서 특별한 비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상식에 입각해서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빚내서 투자하지 않는 것, 장기 투자하는 것, 분산 투자하는 것. 이 세가지는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원칙들이다. 그러나 투자의 어려움은 원칙들을 몰라서라기 보다 원칙들을 오랫동안 지켜나갈 의지가 부족해서 오는 경우가 많다. 워런 버핏의 스승이자 현대적 증권분석 방법론을 정립한 벤자민 그레이엄은 이렇게 말했다. "원칙에 시효가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원칙이 아니다."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윤치선 수석연구원

■ 오른다고 방심 말라… '깡통계좌'의 추억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다음 상환기일 내에 갚지 못하면 '미상환융자금'이 발생한다. 투자자가 돈을 빌릴 때 담보로 잡힌 주식의 평가액은 융자금의 일정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이 비율이 일정 수준(현재는 140%)을 밑돌면 부족액만큼 추가로 담보를 맡기거나 돈을 넣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증권사는 투자자의 주식을 임의로 처분할 수 있다. 이를 반대매매라고 한다.

특히 담보주식의 평가액이 100% 미만인 계좌를 속칭 '깡통계좌'로 부른다. 담보주식을 모두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하는 빈털터리 계좌라는 뜻이다.

예를 들면, 400만원을 보유한 투자자가 증권회사로부터 융자받은 600만원을 포함해 모두 1,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매입한 경우 융자받은 600만원의 140%인 840만원을 밑돌면 담보부족계좌가 되며, 600만원 미만이면 깡통계좌가 되어 투자자는 한 푼도 건질 수 없게 된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처음 '깡통계좌'가 등장한 것은 1990년이다. 89년 4월 처음으로 1,000포인트를 돌파했던 주식시장은 3저 호황이 끝나면서 그 해 9월부터 12월초까지 140포인트(14.2%) 하락했다. 지금으로 치면 대단한 낙폭도 아니지만 그 전까지 계속 오르기만 하는 주식시장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심리적 공황에 빠졌다.

그러자 정부가 89년 12월12일 특단의 증시부양책을 내놓았다. 그 중 하나가 '위탁증거금의 대용증권' 대납이었다. 주식매입 대금의 40%에 해당하는 주식만 있으면 현금 없이도 주식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투자자들은 그 동안의 손실을 만회하려는 욕심에 너도나도 외상으로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

하지만 증시는 이후에도 계속 하락해 90년 9월 중순 566선까지 곤두박질친다. 빚을 내 주식을 산 사람들은 주식을 처분할 틈도 없이 깡통계좌를 차게 되었고, 이들 대부분은 90년 10월9일 증권사들의 일괄적인 반대매매로 돈을 모두 날리고 빚더미에 앉게 되었다.

투자자들이 한 번 크게 데인 후로 증권사 신용거래 융자는 한동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2007년 신용거래는 다시 급증했다. 연일 상승하는 주가가 사람들을 위험한 거래로 유혹하기 시작한 것이다. 2006년말 4,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던 신용거래 잔고는 2007년 상반기 6개월 동안 6조원 이상 증가하여 6조6,000억원에 이르렀다. 빚내서 주식 하는 시대가 다시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90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상승장은 막바지였다.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가 도래하면서 잊혀졌던 깡통계좌가 다시 증권가에 등장하게 된다.

투자 위험관리의 첫째 원칙은 빚을 내서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 원칙을 어기는 순간 시장은 여지없이 투자자를 배신한다. 2010년 주가가 다시 반등하자 2008년의 손실을 만회하려는 투자자들이 다시 신용거래를 늘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남유럽의 위기설이 터져 나왔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은 때로는 투자자에게 너무도 가혹하다.

윤치선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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