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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적반하장의 극치를 보여 주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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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적반하장의 극치를 보여 주는 북한

입력
2010.05.2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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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천안함 사건 진상조사 발표에 대해 남측의 모략극이라는 주장을 연일 되풀이하며 전면전 불사 등의 협박을 계속하고 있다. 어제는 대남 라디오 매체인 평양방송을 통해 "괴뢰패당(남한)이 미ㆍ일과 결탁해 공화국을 압살하기 위해 조작한 특대형 모략극"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방송은 "전 인민적 성전에 떨쳐 나가겠다"고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20일 천안함 사건 진상조사 발표 시간에 맞춰 나온 국방위원회의 '날조극' '검열단 파견' 주장, 다음 날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전쟁 국면 간주' 협박에 이은 적반하장식 대남 공세다.

북한의 잡아떼기와 뒤집어 씌우기 공세는 예상됐던 일이다. 1983년 버마 아웅산 묘지 폭탄테러와 1987년 11월의 대한항공 858편기 폭파 사건 때도 남측의 '자작극'이라고 끝까지 억지 주장을 폈던 그들이다. 이번에는 물증을 확인하기 위해 '검열단'을 파견하겠다는 역공세를 펴는 교활함까지 보이고 있다. 하지만 어떠한 억지를 부리거나 교묘한 술책을 펴더라도 어뢰 동체 일부 등의 물증과 유력한 정황 증거를 가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북한이 날조니 모략이니 하면서 전면전 위협을 계속하는 것은 긴장과 위기를 고조시켜 수세 국면을 벗어나려는 술책이다. "그 무슨 제재에도 즉시 전면전쟁을 포함한 강경조치로 대답할 것"(국방위 성명) "북남관계 전면폐쇄, 북남 불가침 합의 전면 파기, 북남 협력사업 전면 철폐 등 무자비한 징벌로 대응할 것"(조평통 성명) 등이 바로 그런 위기 조성용 협박이다. 그러나 우리정부의 단호한 자세나 국제사회의 강경 분위기로 볼 때 그 같은 협박전술이 통할 수 없음은 명백하다.

북한은 위기와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어리석은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자신들이 저지른 도발행위를 감추기 위해 무리수를 거듭하다가는 점점 헤어나기 어려운 수렁으로 빠져들 뿐이다. 혈맹인 중국에 기대려 하는지 모르겠지만 책임 있는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백일 하에 드러난 북한의 도발을 감싸는 데는 한계가 있다. 북한은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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