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올바른 일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올바른 일을 올바른 장소에서 행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올바른 일을 올바른 방법으로 행해야 합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광채에 가려 덜 주목 받고 있지만, 한국인 첫 국제기구 수장으로, 지금도 세계인 특히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가난한 나라의 시민들로부터 존경 받는 인물이 있다. 고(1945~2006) 세계보건기구(WHO) 전 사무총장. 4년 전 오늘(5월 22일) 그는 WHO 정기총회 준비 도중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그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 하와이대 보건대학원을 거쳐 남태평양의 작은 섬 사모아의 린던B존슨 병원에서 의사로 일했다. 38세 되던 해인 1983년 그는 WHO서태평양 지역사무처 한센병 자문관으로 국제기구 일을 시작, WHO예방백신국장, 결핵국장 등을 거쳐 2003년 7월 제6대 WHO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린던B존슨 병원 의사시절 한센병 환자를 돌보며 헌신적인 의료봉사를 펼쳐 현지에서 '아시아의 슈바이처'라 불렸고, 예방백신국장 시절에는 소아마비 완전퇴치의 기치를 건 지 1년 만에 인구 1만 명당 감염자 수를 1명 이하로 떨어뜨려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으로부터 '백신의 황제'라 칭송되기도 했다. 사이언티픽>
사무총장에 취임한 뒤에는 2005년까지 300만 명의 에이즈 환자에게 치료제를 보급한다는 이른바 '3 BY 5'사업을 전개하며 전세계를 돌며 지원금을 모으는 등 홍보에 전념, 에이즈 치료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높였다. 조류인플루엔자 등 신종 유행병에 대응하는 데 무기력했던 국제보건규칙(1969년 제정)을 개정하고 WHO 본부에 비상상황실과 전략보건작전센터를 세우기도 했다.
이 센터는 고인이 떠난 후 그의 이름을 따 ' JW LEE 센터'로 불리고 있고, WHO는 그를 '행동하는 사람(Man of Action)'이라 부르며 기리고 있다.
생전의 그는 "나는 다른 것은 고민하지 않습니다. 이 일이 세계인의 건강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인가. 그것만 고민할 뿐입니다. 옳다고 생각하면 바로 행동으로 옮깁니다. 그러면 이 일에 공감하는 사람들의 참여와 도움으로 자연스럽게 실천이 될 것입니다"라 말했다고 한다.
서거 4주기를 맞아 고인의 우람한 삶을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알리고자 기획된 책 <세계의 보건 대통령> (박현숙 글ㆍ안은진 그림, 샘터 발행)이 출간됐다. 이 책의 인세 1%는 페루의 봉사단체 '소시엔살루'에 기부된다. 소시엔살루는 고인의 아내인 레이코 여사가 봉사하고 있는 곳으로, 빈민 여성들에게 알파카 털을 이용해 스카프나 스웨터 등을 손으로 짜는 방법을 가르쳐 경제적 자립을 돕는 일을 한다. 세계의>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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