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을 노리는 '허정무호'의 전술 밑그림이 드러났다. 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남아공에서 4-4-2 포메이션과 4-2-3-1 포메이션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허 감독은 20일 파주 NFC에서 치른 전술 훈련에서 두 가지 포메이션을 구사하며 공격과 수비시의 위치 선정과 속도 조절을 집중적으로 조련했다.
4-4-2 포메이션에서 박주영(AS 모나코)의 파트너로 염기훈(수원)이 나섰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염기훈은 왼쪽 날개가 주 포지션이지만 중앙 공격수로도 활용할 수 있다. 지난 16일 에콰도르전(2-0)에서도 이동국(전북)과 함께 4-4-2 포메이션의 최전방에 나서 이승렬(서울)의 선제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동국이 허벅지 부상으로 한일전 출전이 어렵고 이근호(이와타)가 최근 A매치에서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염기훈이 남아공에서 박주영의 투 스트라이커 파트너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염기훈은 한일전에서 박주영과의 호흡을 테스트 받을 것으로 보인다.
4-2-3-1 포메이션은 박주영의 마땅한 투 스트라이커 파트너를 정하지 못했을 경우에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기성용(셀틱)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되고 김정우(광주 상무)와 김남일(톰 톰스크)이 '더블 볼란테'로 나섰다.
박주영에 대한 허 감독의 높은 신임을 확인할 수 있는 포메이션이다. 박주영은 과거 원 스트라이커로 기용하기에는 파워와 포스트 플레이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표팀이 4-2-3-1 포메이션을 전술 기본으로 했던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박주영은 측면 공격수로 기용됐고 조재진(감바 오사카)이 선발 원톱, 안정환(다롄)이 백업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박주영은 프랑스 리그1 진출 후 소속팀에서 붙박이 원 스트라이커 임무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허 감독은 박주영과 짝을 이룰 공격수가 마땅치 않을 경우 공격수를 한 명 줄이는 대신 중원 강화를 선택할 것으로 풀이된다.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할 경우 전술 변화를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박지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동시키고 좌우 측면에 킥이 좋은 염기훈, 김재성(포항)을 교체 투입해 총공세를 펼치는 승부수가 가능하다.
파주=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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