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벤치마킹하던 한국 유통업체가 처음으로 일본 대표 유통업체를 제치고 아시아 최고유통기업에 등극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발간된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의 '글로벌 2000대 기업'에서 리테일 부문 아시아 기업 1위에 올랐다고 19일 밝혔다.
포브스는 2003년부터 세계 각국 기업의 자산과 매출, 순익, 시가총액을 근거로 1위부터 2,000위까지를 선정, 매년 '포브스 글로벌 2000'이라는 이름으로 이들 기업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올해 종합 1위는 JP모건체이스(미국)가, 2위는 GE(미국)가 차지했다.
리테일 부문에서는 월마트가 1위, CVS 케어마크가 2위를 차지했다. 22위에 오른 롯데쇼핑은 아시아 지역 리테일 부문에서 줄곧 1위를 지켜 온 일본의 이온(Aeon, 23위)을 제치고 1위에 랭크됐다. 우리나라의 신세계(26위)와 일본의 대표적인 백화점 그룹 이세탄 미쓰코시 홀딩스(43)가 뒤를 이었다. 이온그룹은 대형마트 자스코와 슈퍼마켓 맥스밸류를 운영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유통기업이다.
이온은 매출면에서 지난해 50조원대를 기록, 9조3,000억원의 롯데쇼핑보다 5배가 넘는 실적을 올렸지만 최근 경영악화로 소폭의 적자를 기록, 롯데쇼핑에 1위를 내 준 것으로 전해졌다.
2008년부터 계속돼 온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꾸준히 전년대비 10% 가량의 매출 신장을 기록해 온 롯데쇼핑은 특히 재무구조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많은 해외 유통기업의 순차입비율이 평균 60% 이상인 반면 롯데쇼핑은 20%대로 나타났다. 부채비율 역시 롯데쇼핑이 50%로 해외 유통 기업의 평균 150%보다 훨씬 낮았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해 10월 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DJSI) 월드 부문에 국내 유통업체로는 처음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또 지난달 채용정보업체 잡코리아가 남녀 대학생 및 졸업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국내 매출액 기준 상위 100대 기업의 '고용 브랜드' 선호도 발표 결과에서 유통업체로는 유일하게 10위권에 드는 등 국내외에서 위상을 높여 왔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을 포함한 유통분야 7개 계열사(백화점, 마트, 슈퍼, 코리아세븐, 면세점, 닷컴, 홈쇼핑)의 매출 목표를 세계 유수의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는 포부다. 이들 계열사의 2018년 매출 목표는 88조(해외 27조, 국내 61조)로, 해외 매출 비중은 2009년의 10%에서 3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철우 대표는 "롯데쇼핑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적인 유통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현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도전과 노력을 통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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