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4일부터 두 달 넘게 이어져 온 태국 방콕 도심의 반정부 점거 시위가 19일 지도부의 투항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AP통신에 따르면 태국군은 이날 지도부 투항 발표 이후 반정부 시위대(레드셔츠) 해산 작전을 종료한다고 선언했다. 산선 캐우캄넛 군 대변인은 군경 병력이 시위대 거점인 라차프라송 쇼핑지역에 진입해 작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레드셔츠 지도부는 정부가 강제 해산 작전을 펼치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며 시위 중단을 발표하고 당국에 투항했다.
태국 군경은 이날 오전 6시 장갑차를 앞세우고 시위대의 바리케이드를 철거한 뒤 시위 지역으로 진입, 강제 진압에 나섰다. 곳곳에서 병력과 시위대 간의 충돌 및 교전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이탈리아 기자가 총격을 받아 숨지는 등 최소 5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일부 시위대는 도심 곳곳에서 저항을 계속하고 있어 시위 정국의 완전 해소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또 시위의 근본적 원인은 계층간 갈등은 시위 사태 종료 이후에도 그대로 남게 된다. 지도부의 시위 중단 선언 이후에도 시위대는 방콕의 지역 방송국 건물과 증권거래소, 대형 쇼핑센터 등에 불을 지르는 등 저항을 이어갔다. 시위대는 언론이 정부에 편향된 보도를 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방콕 이외 지역에서의 시위도 계속됐다. AFP통신은 태국 북동부의 우돈타니주에서 정부의 강제 진압에 반대하는 레드셔츠 시위대 2,000여명이 주 청사에 불을 질렀다고 보도했다.
망명 중인 탁신 친나왓 태국 전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 자신이 시위대와 정부 간 협상을 방해했다는 정부의 주장을 부인했다. 앞서 18일 태국 정부는 상원의 중재 협상을 거부하고 강제 진압을 선택했다.
탁신 전 총리 계열의 야당인 푸에아타이는 이날 대규모 인명 피해 등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와 부총리, 육군참모총장을 해임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서를 상원의장에게 제출했다.
레드셔츠는 3월 중순부터 아피싯 총리의 사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며 방콕 쇼핑 중심가 라차프라송 거리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70여명이 숨지고 1,700여명이 다쳤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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