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무상급식·교원평가-보수·인사연계에 입장차
대전 교육감 선거에는 3선을 노리는 보수 성향의 김신호 현 교육감에 맞서 보수 성향의 오원균 전 우송고 교장과 합리적 진보를 표방하는 한숭동 전 대덕대 총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3파전이다. 김 교육감과 오 전 교장은 2008년 선거에 이어 두번째 대결을 벌인다.
수성에 나선 김 후보는"능력과 도덕성이 검증된 교육감으로 그 동안 추진해온 사업을 마무리 하고 대전 교육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출마했다"며 "학력부진 해소와 공교육강화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설욕을 벼르고 있는 오 후보는"35년간의 교직 경험에서 교육계에 만연한 관행과 비리, 부패 척결이 시급하다고 느꼈다"며 "교육비리 척결과 학력 신장을 최우선 과제로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학연, 지연 등에 얽매여 있는 대전교육환경과 인맥구조 및 핵심정책 내용을 확 바꿔야 한다"며"대학과 대통령직속 교육혁신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한 풍부한 교육행정 경험, 교육인적자원 인맥 등을 활용해 대전 교육을 크게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 후보는 학력신장과 사교육비 절감, 동-서지역간 학력격차 해소, 청렴도 향상 및 교육비리 척결 등 공약에서 유사한 점이 많지만 무상급식과 교원평가 보상 시스템 등 몇몇 분야에서는 후보들간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전국적인 선거 이슈로 부각된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김 후보가 '점진적인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오 후보와 한 후보는 당선될 경우 즉각적으로 전면 무상급식을 하겠다고 천명한 상태다.
김 후보는"무상급식의 원칙에는 찬성하지만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면 1,000억원의 예산이 더 투입돼야 한다"며 "저소득층 전원과 차상위 계층까지로 무상급식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와 한 후보는 초ㆍ중학교 의무교육기관에 대한 즉각적인 친환경 무상급식 도입을 고수하면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오 후보는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유치원과 초ㆍ중학교에 친환경 무상 급식을 100%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도 "무상급식은 교육감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임기 시작과 함께 유치원과 초ㆍ중학교에 실시한 후 점진적으로 고등학교까지 확대해 나가겠다"며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교원 평가를 보수 및 인사와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 김 후보는"평가 결과를 연계해 반영하는게 맞다고 보지만 결과가 나쁜 교사를 교단에서 배제하기보다는 재교육을 통해 재기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오 후보와 한 후보 측의 태도는 다르다. 이들은 "평가 결과는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만 활용해야 한다"며 인사 및 보수와의 연계에 반대하고 있다.
세 후보는 서울의 강남ㆍ북 만큼 심각한 동ㆍ서간 교육격차 해소가 시급하다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천방안에서는 나름대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김 후보는"재임기간 동안 중구와 동구, 대덕구 지역의 저소득층 밀집지역 학생들을 위해 교육ㆍ문화ㆍ체험학습장 시설 등 교육복지 관련 시설 등을 대폭 확충하는 등 교육평등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동부 지역에 우수교원을 배치하고 교육환경 개선에 박차를 가해 학력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대전 동ㆍ서 교육 격차는 시설보다는 교육기회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며 "학력수준이 떨어지는 동부 지역에 창의형 기숙학교 등을 만들어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사랑방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도 오 후보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한 후보는 "교육예산의 우선순위를 동부지역에 두고 교육여건을 개선해 나가겠다"며 "공교육활성화를 위한 특구지정과 퇴직교원, 대학생들을 활용한 교육만두레 센터를 만들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학습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 충북, 보수·중도·진보 3파전… 최대 이슈는 '고입 연합고사'
충북도교육감 선거는 보수 성향의 이기용 후보, 진보 성향의 김병우 후보, 중도 성향의 김석현 후보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교육감 3선에 도전하는 이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두 김 후보가 뒤를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지역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름'이나 '무응답'이 50%에 달해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최대 쟁점은 올해 부활하는 고입연합고사다. 8년 전 폐지됐던 고입연합고사를 자신의 핵심 정책으로 부활시킨 이 후보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내신 만으로는 학생 개인의 학력이 어느 수준에 도달했는지 파악하기 어렵고 학력 신장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논리를 갖고 있다.
이에 맞서 김병우 후보는 정반대로 연합고사 폐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연합고사는 시험을 통해 학력신장을 꾀하겠다는 낡은 교육철학의 산물"이라며 "모두가 1등하는 행복 교육을 만들려면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환경에 부합하는 맞춤형 교육을 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김석현 후보는 "연합고사 폐지가 소신이지만 잦은 교육정책 변화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며 중도적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연합고사 점수 반영비율을 최소화하는 안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세 후보는 상이한 이념적 성향 만큼이나 주요 정책, 경력 등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2005년(보궐선거)부터 충북교육의 수장을 맡고 있는 이 후보는 검증된 교육감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올해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충북이 전국 최상위권이었고, 학교급식 개선평가 전국 1위, 학교자율화 평가 전국 1위의 성과를 거뒀다"며 "충북교육의 새로운 도약과 비상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조 충북지부장 출신인 김병우 후보는 충북지역 107개 시민단체로부터 추천받은 '민주교육감'후보임을 강조하고 있다. 공교육 혁신, 유치원과 초∙중학교 완전 의무교육, 친환경무상급식 전면시행 등이 핵심공약이다.
전남도부교육감을 지낸 김석현 후보는 교육행정가 출신답게 교육환경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교육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지역교육계의 부패를 청산하고 교실 첨단화를 앞당기겠다"며 "좋은 교육환경을 저해하는 행정체계와 법∙제도도 근본적으로 재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 충남, 상대방 비리 전력 들춰내 도덕성 치열 공방
충남도 교육감선거는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승부를 벌였던 김종성 후보와 강복환 후보가 리턴매치를 벌인다. 후보간 공약은 대동소이해 '도덕성'과'비리척결'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김 후보는 뇌물수수 혐의로 물러난 적이 있는 강 후보를 겨냥, 교육비리 척결을 주요 정책으로 내놓았다. 강 후보도 비리혐의로 중도 하차한 전직 교육감 재임시절 김 후보의 경력을 문제 삼아 이른바 '공동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돌발변수도 생겼다. 지난달 김 후보를 협박해 금품을 뜯어내려다 경찰에 검거된 일당 2명이 구속된 것이다. 이와 관련, 강 후보가 최근 제3자 뇌물교부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강 후보 측은 이에 대해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모함이며 연루된 증거가 나오면 후보를 사퇴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향후 수사 및 선거결과에 따라 재선거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2차례에 걸쳐 현직 교육감이 사법처리 되는 악몽을 겪기도 한 충남교육계는 '페어 플레이'를 강도 높게 주문하고 있다.
지난해 임기 1년의 보궐선거에 당선돼 재선에 도전하는 김 후보는 충남교육 새시대 출범, 바른 품성 창의적인 인재육성, 비리 없는 교육행정 실현, 학부모 교육경비 경감 등을 4대 핵심공약으로 내놓았다. 김 후보는 "지난 1년이 준비 기간이었다면 앞으로 4년은 충남교육의 부흥신화가 완성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충남 교육이 안정속에서 변화하고 학생의 바른 품성과 학력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다.
그는 방과후 수업, 돌봄 교육서비스 등으로 학부모 교육비를 덜어주고 저소득ㆍ결손ㆍ다문화가정 학생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구상도 내놓았다.
지난해 보궐선거 낙선 이후 절치부심해온 강 후보는 학력증진과 도ㆍ농간 학력격차 해소, 사교육비 경감을 공약하고 있다.
강 후보는 "충남 교육은 도약을 위해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천안 지역의 고교평준화와 무상급식 도입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강 후보는 또 "전국 시·도별 수능성적이 꼴찌수준에 이르고 학교폭력사고 전국 1위인 점을 감안하면 인성교육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며 "충남 지역은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학생과 교사가 많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교육의 방향도 인재양성에 모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천안=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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