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 서정주 시인이 떠나기 전 30년간 살았던 서울 관악구 남현동의 ‘봉산산방’에 미당의 예술혼이 담긴 유품이 전시된다.
관악구는 복원공사를 마치고 8월 개관하는 봉산산방에 동국대에서 보관 중인 미당 유품 가운데 일부를 영구임대 형식으로 기증받아 전시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유품은 미당이 숨을 거두던 순간까지 쥐고 있던 염주, 책 읽는 모습을 담은 사진 속에 늘 등장하는 오래된 돋보기, 옷과 문구류 등 총 60점이다. 특히 병들어 누운 부인의 손톱 발톱을 깎아 주던 손톱깎이, 2층 서재에서 차나 술상이 필요할 때 1층의 부인과 연통하기 위해 사용하던 목탁, 말년에 치매를 예방하려고 산 이름 205개를 적어 놓고 외웠다는 원고지 등도 포함됐다.
봉산산방이란 택호는 한국 신화의 원형이 시작된 곳이라는 의미로 미당이 붙였다. 미당 사망 후 한 건축업자에 매각됐으나 서울시가 관악구에 7억5,000만원을 지원해 재매입, 2008년부터 13억 원을 들여 개·보수 및 증축공사를 해오고 있다. 대지 304㎡(약 92평) 건평 83.8㎡인 미당의 집은 지하 창고와 지상 1·2층 사무실 및 전시장으로 꾸며진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