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뒤집기’는 월드컵 대표팀 베스트 11 레이스에서 종종 일어난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2002년 한일월드컵 본선 직전 3-4-3 포메이션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전진 배치됐다. 조재진(감바 오사카)은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치른 네 차례의 마지막 친선 경기에 한번도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조재진은 본선 조별리그 3경기에서 부동의 원 스트라이커로 중용됐다.
에콰도르전(2-0) 이후 30명의 예비 엔트리에서 4명을 추려낸 ‘허정무호’는 19일부터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을 겨냥한 마지막 전력 담금질에 돌입했다. 부상 등 돌발 변수가 있지만 23명의 최종 엔트리는 물론 베스트 11도 한 두 자리를 제외하고는 확정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향후 치를 세 차례의 친선경기에 따라 ‘허심(許心)’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베스트 11 뒤집기 레이스를 노리는 복병의 선두 주자는 수문장 정성룡(성남)이다. 에콰도르전에 예상을 깨고 선발 출전한 정성룡은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이운재(수원)가 올 시즌 K리그에서 심한 기복을 보였다는 점에서 정성룡의 풀타임 출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일전에도 정성룡이 골키퍼 장갑을 낀다면 본선에서 정성룡이 주전 낙점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염기훈(수원)은 ‘박지성의 백업 자원’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날 파주 NFC에 입소하면서 취재진을 만난 염기훈 본인도 “백업 멤버로서 후반전에 투입돼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자신의 임무를 ‘백업’으로 국한시켰다. 그러나 염기훈이 선발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최전방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의 중임을 맡길 자원이 마땅치 않다면 박지성과 염기훈이 동반 선발 출전할 수도 있다.
에콰도르전에 이동국(전북)과 4-4-2 포메이션의 투 스트라이커로 나선 염기훈은 왼쪽 측면의 박지성과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염기훈을 제외하고 대표팀에 ‘왼발 스페셜리스트’가 없다는 점도 그의 활용 가치를 높인다.
신형민(포항)은 에콰도르전에 예상을 깨고 중앙 미드필더로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조원희(수원)를 제치고 원정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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