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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마트 헬스케어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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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마트 헬스케어 시대

입력
2010.05.19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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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여름, 당뇨병을 앓고 있는 만성 질환자 A씨는 병원에 가는 대신 휴대폰을 통해 혈당과 혈압을 확인한다. 과거에는 진료를 위해서 차로 몇 시간이 걸리는 서울의 종합병원까지 힘겹게 찾아가야 했다. 그러나 2010년 10월 정부의 ‘스마트케어 서비스’ 시범사업 대상자가 된 이후, 더 이상 이러한 불편을 감수할 필요가 없게 됐다. 병원에 가지 않고서도 수시로 의사와 상담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격 시스템을 통해 위험 신호가 발견된 경우에만 곧바로 병원으로 가 진료를 받으면 된다.

우리나라에도 이처럼 언제 어디서나 원격 진료와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는 스마트케어, 유헬스케어(U-Healthcare) 시대가 오고 있다. 의료와 정보기술(IT)을 접목시킨 유헬스(ubiquitous health)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15% 이상의 고속성장이 전망되는 유망 산업이다. 2007년 1,058억 달러였던 세계 유헬스 시장은 2013년 2,54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의 IBM, 인텔, MS, 퀄컴 등은 유헬스케어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미 투자를 진행 중이며, 오바마 미 대통령도 3월 건강보험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유헬스 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높은 수준의 정보기술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술적으로는 원격 진료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격 의료를 허용하지 않는 의료법을 비롯한 각종 규제로 인하여 유헬스 산업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L사는 2004년 ‘당뇨폰’을 개발했는데도 의료법의 원격진료 제한, 의료기기 분류에 따른 대리점 판매 제한 등에 따라 사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정부에서 추진 중인 소규모 유헬스 시범사업도 일시적이고 단발적으로 시행됐던 터라 비즈니스 모델 도출과 본격적인 시장 창출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최근 관련부처 협의를 끝내고 스마트케어 서비스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이 시범사업은 세계 최초로 1만2,000명의 만성 질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유헬스 사업의 안정성과 유효성 및 시장성을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수준으로 검증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에는 이전의 대형병원과 보건소 위주 시범사업에서 탈피, 동네 개원의 위주로 밀착형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이 성공하면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것은 물론 개원의와 종합병원 등 의료 생태계가 모두 혜택을 받는 새로운 의료서비스 시장이 열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도 원격 의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우선 의료 취약지역 거주자 446만 명에 한해 원격 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마련해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그러나 개원의 등의 반대로 법안 통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유헬스 신산업 창출 전략도 마련, 조만간 시행할 예정이다. 유헬스 분야 중에서도 특히 원격의료 금지 대상이 아닌 건강한 사람에 대한 원격 건강관리(U-Wellness) 분야는 2013년까지 대폭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정부는 스마트케어 시범사업에 이어 U-Wellness 시범사업을 추진, 유헬스 산업을 적극 육성해 나갈 예정이다. 언제 어디서나 저렴한 비용으로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스마트케어, 유헬스케어 시대가 하루 빨리 활짝 열리기를 기대한다.

조석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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