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核 중재안 합의 이끈 '브라질·터키'는 외교 승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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核 중재안 합의 이끈 '브라질·터키'는 외교 승자로

입력
2010.05.1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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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서방의 긴 외교 싸움에서 결국 이란이 이겼다. 승자는 또 있다. 브라질과 터키는 이란이 보유하고 있는 3.5% 농도의 농축 우라늄 1,200㎏(이란 보유 우랴늄의 70%)을 터키로 반출하도록 중재해 미국이 지난해부터 ‘강력한 제재’를 앞세워 위협하면서도 풀지 못한 난제를 해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인 터키와 브라질은 그 동안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에 반대해왔다. 18일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개발도상국들이 이끌어낸 성과가 서방에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도 “미국이 허를 찔렸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직설적으로 “이란이 이겼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물론 유럽 러시아는 이란의 저농축우라늄 반출합의를 반기면서도 미흡한 부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터키로 반출한다고 해도 20% 농도 농축 우라늄 생산을 계속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서방은 당분간 추가제재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이란 4차 제재’추진은 당분간 어렵게 됐다. 전 나토 사령관을 지낸 웨슬리 클라크 장군 등 미국 측 인사들은 “미국은 세계 경찰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항상 말해왔다”고 밝혔지만 개도국에 핵심 역할을 빼앗기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중재국 브라질과 터키는 “외교의 승리”라며 자축하고 있다. 특히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란과 수 차례 접촉하며 의견을 조율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리를 노리고 있는 브라질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다. 룰라 대통령은 집권 두 번째 임기 후반에도 지지율이 무려 83.7%에 달하고, 국제문제에서도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 본인이 고사하고 있음에도 차기 유엔 사무총장 자리에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테헤란 18시간 협상을 승리로 이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도 서방과 이슬람을 잇는 연결고리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미 일간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이런 역할에 주목해 “터키가 미국의 목표를 복잡하게 하고 있다”며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더 이상 개도국들에게 수동적 협조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전망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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