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17일 상장된 지 4거래일만에 공모가 밑으로 떨어졌다. 40대1의 청약 경쟁률을 자랑했던 화려한 증시 데뷔와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날 삼성생명 종가는 지난 주말보다 6,500원(5.70%)이나 떨어진 10만7,500원. 1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이후 거래일수로 불과 4일만에 시초가(11만9,000원)는 물론 공모가(11만원)를 밑돌았다.
삼성생명은 이날 11만2,000원으로 출발하며 장 초반 11만3,500원을 찍기도 했으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쏟아내는 매물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 133만주를 순매도하는 등 상장 이후 모두 677만주를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에 배정된 40%가 벌써 시장에서 팔려나간 셈이다. 상장 첫날부터 외국인 매도가 이어진 탓에 삼성생명 주가는 지난주 내내 시초가보다 낮은 11만4,000원~11만5,500원에서 종가가 형성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삼성생명 주가가 급락한 이유를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전세계에서 금융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나타나는 단기 조정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 이태경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 비중을 축소하는 상황에서 대형주 중 내수종목인 삼성생명이 그 대상이 되고 있지만, 이는 대외적인 환경일 뿐 삼성생명 자체의 펀더멘탈은 탄탄하다"며 "기관들의 펀드 편입 수요, 금리 상승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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