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노회찬 서울시장후보는 16일 "서울에 이제껏 없었던 진보 시장의 탄생이 필요하다"고 포부를 밝혔다. 진보신당 대표인 노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민의 시대적 요구에 대한 인식과 철학이 부족했다"면서 "시민의 삶의 질 개선을 시정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봄볕에 얼굴이 약간 그을린 그는 특유의 유머를 섞어가면서 자신의 비전을 설명했다.
-출마선언문에서 역설한 '서울시의 진보적 변화'는 어떤 모습인가.
"민주당 소속 시장 7년, 한나라당 소속 시장 8년 등 총 15년 동안 당은 달랐지만 서울은 큰 변화가 없었다. 진보 시장은 거대자본 또는 권력의 입맛에 맞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나 토건산업 중심의 도시 외관 바꾸기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주택, 일자리, 보육, 대중교통 문제를 중점적으로 해결한다. "
-오세훈 서울시장의 4년 시정을 평가한다면.
"다산콜센터, 여행(女幸)프로젝트는 시민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고 인정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삶의 질 개선보다는 서울시 외관을 가꾸는 데 주력했다. 디자인은 필요하지만 지금 우선 추진해야 할 일은 아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서울시장후보 단일화를 했는데, 노 후보가 끝까지 완주할 수 있겠는가.
"기차는 이미 출발했고 다음 정차역은 6월2일이다(웃음). 나도 오 시장을 꺾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합해도 안 되는 걸로 나온다. 이런 상황이라면 야권후보들이 야성을 발휘해 싸워 판을 달구는 것이 차라리 더 낫다."
-평소 인지도에 비해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데.
"아는 것과 찍는 것은 다르다. 진보신당이 전술적으로 좀더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보다 대중적으로 폭을 넓히고, 문턱을 낮춰 많은 분이 함께 하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을 좀 딱딱하게 '진보대연합'이라고 부르는데, 그렇게 가는 것이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다."
-0~4세 아이 한 명당 월 10만원씩의 아동수당을 지급하자는 공약을 제시했는데.
"아동수당을 공약으로 내건 일본 하토야마 총리의 승리가 자극이 됐다. 0~ 4세의 의식주를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근본적인 방향 전환이 없으면 저출산 극복은 불가능하다. 한강에 배 띄우는 예산을 돌려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
-무선인터넷 무상 이용 공약도 가장 먼저 제기했다.
"핀란드에선 '인터넷 접속 권리는 국민의 기본권리'라고 명문화한 법이 통과됐다. 당선되면 100일 이내에 지하철, 버스, 택시 같은 대중교통수단에서의 인터넷 이용을 전면 무상화하겠다. 서울시 홍보예산으로 1,000억원씩 쓰는 판인데 충분히 가능하다."
약력
▦1956년 부산 태생 ▦경기고ㆍ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17대 국회의원 ▦진보신당 대표
김영화기자 yaaho@hk.co.kr
사진 고영권기자 young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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