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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만 바다 속에 90m 높이 '기름 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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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만 바다 속에 90m 높이 '기름 기둥'

입력
2010.05.1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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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로 바다 속에 거대한 '기름 기둥'이 형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기름 기둥은 원유를 용해시키기 위해 뿌린 화학물질로 생긴 '2차 오염'이어서 해양 생태계의 대재앙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5일 실태 조사에 참여한 과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멕시코만의 해류변화에 따라 바다 속 깊은 곳에 폭은 약 5㎞, 높이는 90m 정도로 기름기둥이 형성돼 있다"며 "가장 큰 기둥은 길이가 무려 16㎞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특히 "깊은 바다에 해수면보다 훨씬 많은 기름이 있다"며 "산소 고갈로 이 기둥 주변의 바다 생물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기름 기둥 주변 산소량은 30% 가량 준 상태로, 몇 달 내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해저 생물의 대량 파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현재 기름 기둥 형성의 원인으로는 용해제로 뿌려진 화학물질이 지목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용해제 때문에 기름이 너무 잘게 분해돼 미처 해수면에 떠오르지 못하고 바닷 속에서 해류를 타고 먼 해역까지 흘러가고 있다"며 "흘러간 기름 입자들이 다시 뭉쳐 기름 기둥을 형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유출된 원유량이 정부와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측의 예측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전했다. 과학자들이 파손된 분출 부위 판독 결과, 하루 유출량이 최대 1,270만여ℓ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 정부가 발표한 하루 유출량 79만여ℓ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미 컬럼비아대 티머시 크론 교수는 "정부발표 보다 20배가 더 많은 1,590만여ℓ 수준까지 달할 수 있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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