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는 14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개혁을 추진하려면 우선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할 정부가 현실에 안주하고 조직 이기주의에 빠지려는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정 총리가 검찰 개혁 추진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발을 '조직 이기주의'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총리는 이날 국가정책조정회에서 이같이 말한 뒤 "검경 개혁 방안 마련은 대통령의 지시 사항일 뿐만 아니라 국민의 요청 사항"이라며 "관련 부처들은 매너리즘이나 조직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개혁 열망을 충분히 받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정 총리가 천안함 구조 작업 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 유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잘못된 약속조차 지키려는 여자가 있는데, 누군지 아세요"라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 한나라당 친박계는 일단 확전을 자제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 문제에 대해 더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총리실 관계자도 "총리가 유가족의 분위기를 띄우려고 한 말로 동석했던 (친박계) 김학송 의원도 그냥 넘어갔을 정도의 농담"이라고 말했다. 총리실은 이날 예정됐던 총리와 기자단의 호프 미팅을 연기하는 등 최근 정 총리 언행에 대한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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