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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 한라그룹 회장 정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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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 한라그룹 회장 정몽원

입력
2010.05.1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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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의 귀환. 삼성생명의 화려한 증시상장에 다소 가려진 느낌이었지만, 만도의 증시복귀 는 어떤 면에선 더 드라마틱했다. 삼성생명 청약증거금의 3분의1에 달하는 6조원의 거금이 몰린 것도 그렇지만, 상장폐지 10년만에 증시로 컴백한 스토리 자체가 극적이었다.

만도의 귀환에 가장 가슴 벅찬 이는 정몽원(55ㆍ사진)회장이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이자 한라그룹의 창업자, 부도옹(不倒翁)으로 더 잘 알려진 고 정인영 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만도의 역사는 굴곡 많았던 한국기업사의 축소판이었다. 만도의 전신은 1962년 고 정인영회장이 설립한 현대양행. 그러나 80년 신군부에 의해 중공업부문(한국중공업→지금의 두산중공업)을 빼앗긴 정 회장은 안양공장의 자동차부품 부문으로 만도기계를 세웠다.

만도는 사람은 할 수 있다는 뜻의 '맨 두(Man do)'에서 따온 말. 실제로 그는 89년 중풍으로 쓰러져 휠체어 신체를 졌지만 '부도옹'이란 별칭대로 만도기계를 아시아 정상급의 자동차 부품 전문회사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넘지는 못했다. 한라그룹이 좌초하면서 만도기계는 JP모건 중심의 외국계 펀드로 넘어갔고, 에어컨과 김치냉장고 부문은 UBS은행에 팔려 지금의 위니아만도가 됐다.

절치부심의 세월이 흘러 2008년3월, 마침내 정몽원 회장이 만도를 되찾았다. 정 회장은 당시 홍콩에서 만도 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귀국하자마자 폭설을 헤치고 부친 묘소를 찾았다고 한다. 정 회장은 이후 아버지의 발자취가 있는 전남 영암, 중국 헤이허시 등에 고인의 흉상을 제막하며 만도의 재상장을 준비해왔다. 재계에선 이런 그를 두고 "부도옹의 아들답다"고 평했다.

11,12일 공모청약을 마친 만도는 19일 증시에 공식 복귀한다. 정 회장은 "힘들면 힘든 대로 또 쉬우면 쉬운 대로 우리는 우리 일터를 건실하게 가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만도를 다시 보지 못한 채 2006년 작고한 정인영 회장의 한도 이제 조금은 풀렸을 것이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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