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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메시지] "위기란 준비 못한 자에게 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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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메시지] "위기란 준비 못한 자에게 오는 것"

입력
2010.05.14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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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도록 기세를 떨치던 냉기가 사라지고 완연한 봄을 맞아 우리나라 경제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아직 곳곳에서 냉랭한 기운이 감도는 글로벌 경제상황 속에서 우리나라는 사상 최대의 무역수지 흑자를 실현했다. 몇몇 업종에서는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지만, 많은 기업들이 1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불릴만한 경영실적을 속속 발표했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기업들도 있다.

하지만 화창하다가도 또 언제 먹구름이 낄지 모르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것이 요즘 경제의 특징이다. 글로벌화가 가속되면서 기업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으며, 이는 성공했다고 불리는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또한 글로벌 위기는 그 발생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으며, 강도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

위기를 겪을 때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특유의 응집력과 끈기로 이겨내 왔지만, 외부의 작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IMF 시절에 그랬고 2000년대 초 IT버블 붕괴나 최근 미국 발 금융 위기에 대해서도 모래성처럼 힘없이 무너져 내린 기업들이 많았다. 그리고 이에 대해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대외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 기업의 특징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기업은 어떠한 위기도 이겨낼 수 있는 대응력, 즉 근본적인 경쟁력 없이는 결코 순항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사업 아이템과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과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탈 수도 있지만 결국 기술력·인재·자금과 같은 근본적인 경쟁력이 없으면 그때뿐인 것이다.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나 역시 이러한 근본적인 경쟁력을 갖출 것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언제든지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마케팅 역량을 확보하고,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을 제공하며, 극한의 생산성을 갖춰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경쟁력은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하여 변화를 주도해 나갈 수 있는 시나리오 경영을 가능케 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을 마치고 나서 지속적으로 군비를 정렬하고 전선을 건조함과 동시에 화포를 개발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이 정도면 되었어'라고 만족할 때 그는 다음에 닥쳐올 위기를 예견하고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위기라는 것은 미처 준비하지 못할 때, 그리고 준비하지 못한 자에게 나타나는 것이다. 지금 당장 날씨가 좋다고 해서 우산도 없이 외출 계획만 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때다. 준비된 자에게 위기는 자신의 기본 실력과 경쟁력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이자 남들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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