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KBS에 이어 어제 MBC 의 서울시장 후보 TV토론이 또 무산됐다. 현 서울시장인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 측이 "야권후보 단일화 후 하자"며 연기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단일화가 예정된 야권의 두 후보가 모두 출연하는 것은 특정 후보 편들기라는 주장이다. 그러자 야권 후보들이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KBS의 경우는 반대였다. 야당 후보들이 의제 설정과 오 후보의 발언시간 할애를 문제 삼아 토론을 무산시켰다. 다행히 후보들이 17일에 다시 토론을 벌이기로 합의했지만, 막판에 가서 누가 무슨 꼬투리를 잡아 불참을 선언할지 알 수 없다.
미디어 정치시대에 특히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TV토론이야말로 유권자들로 하여금 후보자들을 비교 판단하는 중요한 '마당'이다.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보다는 이미지와 감성과 포퓰리즘을 자극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TV토론이 필요한 이유다. 실제 적잖은 유권자들이 TV토론을 보고 후보자를 결정하거나, 바꾸기도 한다. 때문에 TV토론을 놓고 후보자들의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오 후보로서는 여러 명의 야권 후보와 토론해 집중 공격을 당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여당 후보이고, 더구나 현직 서울시장이다. 의제 설정도 그렇다. 야권후보들이 4대강 개발이나 무상급식 문제를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반복하는 것은 전파낭비다. 이번 선거는 대통령선거도 총선도 아니다. 지역일꾼을 뽑는 지자체 선거이다.
물론 TV토론의 생명은 공정성과 객관성이다. 그러나 후보자들이 자신들의 유ㆍ불리만 따져 그것을 멋대로 해석하거나 물리적 균형만 고집한다면 미디어 정치는 발전할 수 없다. 서울시장 후보들의 경우와 달리 김문수 유시민 두 경기지사 후보는 오늘 SBS 에서 기꺼이 맞장토론을 벌이기로 했다. 그들이라고 토론의 형식이나 패널 등에 조금의 불만도 없을까마는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 TV토론에 나온다. 유권자들은 이처럼 당당한 후보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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