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까지만 해도 전혀 개인적 교류가 없었던 43세 동갑 데이비드 캐머런(보수당) 총리와 닉 클레그(자민당) 부총리가 12일 첫 공동기자회견에서 '영국식 유머'를 주고받았다. 이질적 이념을 가진 정당간 연립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씻어내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정원에서 열린 회견에서 캐머런 총리는 "선거유세기간 '자신이 가장 즐기는 농담 소재는 닉 클레그'라고 말한 적이 있느냐"는 난처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캐머런 총리는 장난꾸러기 같은 표정으로 클레그 부총리는 못 듣게 하겠다는 듯 상체를 굽히며 "그렇다"고 속삭였다. 클레그 총리가 토라진 시늉을 하며 단상에서 내려가자 캐머런 총리가 "돌아와"라며 달래는 장면을 연출, 회담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하원 대정부 질문 대처에 대해 캐머런 총리는 "제가 없을 땐 (부총리가) 대신 답변을 하게 될 겁니다. 저는 해외 여행을 많이 나갈 생각인데…"라고 응수, 또 웃음을 자아냈다.
클레그 부총리도 지지 않았다. 이달 말 보궐선거에서 양당이 각자 선거운동을 하겠지만 총리와 부총리가 한 차로 선거지역을 방문할 수 있다는 캐머런 총리의 말에 클레그 부총리는 "내릴 때는 반대 방향이겠죠"라고 끼어들어 폭소를 이어갔다. 현지 언론은 '데이브와 닉의 쇼'라며 호감을 표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젊은 총리ㆍ부총리가 급속히 친밀해져 주변을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영국 새 정부의 외교정책은 미국 유럽의 비중을 줄이고 아시아 신흥국, 중동국가들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에 대해선 과거 '상하관계'로 비쳤던 모습에서 탈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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