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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의 맷집… 삼성생명 데뷔전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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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의 맷집… 삼성생명 데뷔전 선방

입력
2010.05.1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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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9시. 삼성생명 주식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했다. 개장가격은 공모가(11만원)보다 8.6%보다 높은 11만9,500원. 순식간에 거래량이 120만주로 폭주했고, 주가도 12만원 벽을 가뿐히 뚫어 12만1,0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메릴린치 씨티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상당한 매물이 나왔다. 거래 개시 1시간45분만에 주가는 11만2,500원까지 떨어졌다가 하루 종일 11만4,000원~11만6,000원 사이를 오르내렸다. 결국 시초가에서 5,500원 빠진 그러나 공모가보다는 4,000원 높은 11만4,000원으로 첫날을 마감했다.

무난한 데뷔

시가총액 23조원의 '공룡' 삼성생명이 마침내 증시 데뷔전을 치렀다. '삼성 프리미엄'을 잔뜩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입장에선 싱겁게 끝난 하루였지만, 그래도 공모청약에서 20조원의 시중자금을 끌어 모은 위력은 충분히 발휘됐다.

거래는 폭발적이었다. 상장 첫날 거래된 주식수는 모두 949만4,868주, 거래대금은 1조1,013억원에 달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이뤄진 거래의 무려 15%가 삼성생명주식이었던 셈이다.

삼성생명 상장으로 증시에는 판도변화가 생겼다. 삼성생명의 시가총액은 22조8,000억원(종가기준)으로,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에 이어 단숨에 4위에 등극했다. 아울러 신한지주와 KB금융이 그리스 재정위기의 여파로 약세를 보인탓에, 삼성생명은 '금융 대장주'자리도 꿰찼다.

덕분에 보험업종의 위상도 높아졌다. 보험업종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한생명 상장을 계기로 3%대로, 그리고 이번에 5%대로 뛰었다.

한편 삼성생명은 이날 2009회계연도(2009년4월~2010년3월) 실적도 발표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도보다 701%나 증가한 9,061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던 2007년(7,146억원) 수준을 넘어섰다.

앞으로의 주가는

첫날 주가가 생각보다 크게 오르지 않은 것은 상장 직후 차익을 실현하려는 외국인 단기투자세력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날 외국인이 증시에서 팔아 치운 삼성생명 주식은 390만주, 4,540억원어치. 외국인에 배정된 공모주의 22%에 달한다. 신영증권 박은준 연구위원은 "시초가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결정됐고 그리스 및 남유럽 재정위기로 외국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헤지펀드 등 단기투자 자금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생명이 8월 이후 13만원대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적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지만, 무엇보다 ▦생보업계 1위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고리라는 메리트를 감안할 때, 단순히 실적만으로 삼성생명의 시장 가치를 따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주가 흐름에 큰 변수가 될 수급여건도 상승에 유리한 조건이다. 삼성생명은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지수(FTSE)에 13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에는 27일, 그리고 9월 코스피200지수 등 인덱스 편입이 유력하고, 3개월 뒤인 8월 중순부터 삼성그룹주펀드 등 기관들이 본격 매입에 나설 전망. 이와 관련, 현대증권은 총 7,940억원 정도의 대기 수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비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대주주 지분 72.8%가 보호예수로 6개월~1년간 묶여 있어 유통 주식수가 넉넉하지 않은 편.

이를 근거로 현대증권은 목표주가로 13만4,000원을 제시했고, 신영증권은 앞으로 3개월~6개월사이 최고 13만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 이수창 사장 "외형보다 질적 성장에 주력, 年 10%대 이익성장 목표"

이수창(사진) 삼성생명 사장은 “매년 10%대의 이익성장을 이뤄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12일 상장기념식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상장을 위해 해외 투자설명회(IR)를 다니며 다시 한번 고객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며 “앞으로는 외형보다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고객 관리 향상을 위해 상품개발, 판매문화 등 전 영업분야를 개선해 현재 83% 수준인 13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신규 계약후 1년 이상 유지비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면서 이를 위해 조만간 권상열 부사장 등 본부장급을 위원으로 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주가와 관련해서는 “삼성화재 사장 재임기간 동안 주가가 4배 올랐었다”며 “특정 목표를 말하기보다 열심히 해서 기업가치를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상장 첫날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선데 대해서는 “최근 유럽발 위기에 따른 주가 하락세가 삼성생명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부 처분하는 것으로 하루 이틀 소화되면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 투자자의 80%가 3년 이상 투자하는 장기 투자자여서 급격한 매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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