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세균을 없애는 슈퍼항생제 개발을 둘러싼 경쟁이 한국과 캐나다 프랑스의 3파전으로 좁혀지고 있다.
생명공학 벤처기업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자체 개발한 슈퍼항생제 후보물질(CG400549)이 유럽에서 임상1상 후기시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CG400549는 임상1상 전기시험에서 확인된 약효와 안전성 평가에 대해 반복 확인 절차를 밟게 된다.
현재 캐나다 회사 아피니움과 프랑스 회사 팹파마가 각각 자체 개발한 슈퍼항생제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을 미국과 유럽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들 물질과 CG400549는 임상시험 진행 속도와 작용 메커니즘이 비슷해 개발자들 사이에서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는 "임상시험이 완료되기까지 앞으로 2∼3년은 더 걸릴 것"이라며 "상용화에 성공하면 세계 최초의 슈퍼항생제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항생제를 많이 쓰면 세균은 스스로 형태를 바꿔 항생제의 공격을 피하거나 항생제의 작용을 방해할 정도로 똑똑해진다. 이를 슈퍼세균(항생제 내성균)이라고 부른다. 슈퍼세균에 감염되면 기존 항생제를 써도 약발이 잘 듣지 않는다. 더 강력한 슈퍼항생제가 필요하다는 소리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은 항생제 메티실린에 대해 내성을 갖는 황색포도상구균(MRSA)을 실제 환자에게서 분리해 크리스탈지노믹스의 CG400549를 처리했더니 기존 항생제인 반코마이신보다 4배, 자이복스보다 8배나 강한 항균 효과를 나타냈음을 확인했다.
조 대표는 "미국에선 슈퍼세균 때문에 죽는 환자가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AIDS)이나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많다"며 "항생제를 많이 써온 한국은 특히 슈퍼세균에 적극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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