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피부질환 전문 하늘마음한의원 박성배 대표원장은 어릴 적 두드러기와 지루성 피부염으로 힘든 시절을 보냈다. 태어날 때부터 태열이 심해 두피에서 진물이 흐를 정도였다. 인천에 살던 어머니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를 염전으로 데려가 바닷물에 씻겼다고 한다.
그 덕분인지 태열이 심하기는 했지만 유년기에는 별 탈 없이 자랐다. 그러다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지루성 피부염이 다시 그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모자를 벗으면 온 몸에 비듬이 쏟아졌고, 겨울철이면 비듬 때문에 검은색 교복의 어깨 부위가 눈이 내린 듯 하얗게 변했다.
박 원장은 늘 항히스타민제가 든 약을 갖고 다녀야 했고 평생을 그렇게 살아야 하는 줄 알았다. 그가 지루성 피부염과 두드러기과 모진 악연을 끊은 것은 경희대 한의대에 진학해 한의학을 공부하면서다. 사상의학에 따른 처방으로 비로소 난치병의 굴레에서 벗어난 것이다.
고기 좋아하면 지루성 피부염 걸려?
기온이 올라가면서 지루성 피부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루성 피부염은 머리 속이나 코 주변, 눈썹, 귀 뒷부분 등 피지선이나 지방 분비가 많은 피부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붉은 반점과 함께 머리에 비듬이 많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봄ㆍ가을에 많이 악화하고 재발이 잦으며 성인의 3~5%에서 나타난다.
지루성 피부염은 체질이나 피지 분비 이상으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현대 의학에서는 스트레스가 많거나 피부가 청결하지 않거나, 피부에 지방질이 많으면 쉽게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루성 피부염이 생기면 머리에 비듬이 많아지고 지저분해 보인다. 두피에 심한 염증이 생기면 탈모가 촉진될 수 있으므로 비듬이나 가려움증 등이 생기면 곧바로 치료해야 한다.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다면 이미 각질이 모낭 입구를 막아서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쯤 되면 치료를 하면 낫는 듯하다가 얼마 못 가 재발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처럼 난치성 질환인 지루성 피부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대개 육류나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 하늘마음한의원이 올 1~4월 한의원을 찾은 지루성 피부염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식습관을 조사한 결과, 32%(140명)가 '육류를 좋아한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한식을 좋아한다'(28%ㆍ124명), '밀가루 음식을 좋아한다'(19%ㆍ82명) 순이었다. 전체 환자의 80%가 육류와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인스턴트 식품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식을 좋아한다고 답한 환자는 6%(28명)에 불과했다.
면역ㆍ정혈ㆍ심부온열ㆍ정체요법으로 치료
하늘마음한의원에서 이뤄지는 지루성 피부염 치료는 크게 면역요법, 정혈요법, 심부온열요법, 정체요법 4가지다.
우선 스트레스로 인해 긴장된 피부 상태를 가라앉히고 피부가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천심방(친심탕)을 체질별로 처방한다. 지루성 피부염의 염증상태를 완화하고 면역력과 염증·각화 등 피부 병변을 개선하는 천연 한방치료제 'X-515'를 처방하면 중증 지루성 피부염까지 치료할 수 있다.
지루성 피부염이 생기면 스트레스로 인해 상열하한(上熱下寒ㆍ위로만 열이 집중되는 증상)증상이 심해지므로 두피 쪽의 피부염은 바로 개선되지 않는다. 이럴 때에는 심부온열요법을 쓴다. 이 요법은 복부와 하반신을 따뜻하게 해 열이 순환하게 만들어 두피로 집중된 열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두피에 지루성 피부염이 심하면 하늘마음한의원에서 개발한 '하늘마음 샴푸 청(淸)'을 사용하면 증상이 크게 좋아진다. 이 샴푸에는 소염효과가 좋은 금은화, 황련의 추출물이 함유돼 있으며, 두피 쪽의 소염, 항진균 효과가 뛰어나다.
하늘마음한의원에서 지난해 1~7월 치료한 735명의 지루성 피부염 환자를 추적 조사한 결과, 6개월 이내에 증상의 90% 이상이 개선된 환자가 224명(30%), 증상의 70~90%가 개선된 환자가 405명(55%), '변화 없음'이 57명(8%), '증상이 심해짐'이 49명(7%) 등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의 85%가 증상이 크게 호전된 것이다.
조경원 하늘마음한의원 을지로점 원장은 "지루성 피부염은 신체 내 면역기능이 떨어져 생기는 증상으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조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증상이 경증이면 3개월, 중증이면 6개월~1년 정도 치료하면 호전되지만 자칫 관리를 소홀히 하면 재발할 수 있다"며 "지루성 피부염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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