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는 32개국의 예비 엔트리가 일괄 발표됐다. 일반의 예상을 뛰어 넘은 ‘파격 인선’이 단연 눈길을 끈다.
천문학적인 몸값을 받으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던 특급 스타들이 생소한 이름의 무명들에 밀려 ‘꿈의 무대’에 설 자리를 잃었다. ‘화무십일홍’을 실감케 한다.
권불십년
한때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던 호나우지뉴(AC 밀란)가 23명으로 구성된 브라질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이 가장 놀라운 뉴스다.
호나우지뉴(29ㆍAC 밀란)는 2006년 독일월드컵 이후 하강 곡선을 그렸고 2009년 4월 이후 A매치에 나서지 못했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 13골 16도움을 기록하며 대표팀 복귀를 노렸지만 카를로스 둥가 브라질 감독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 3,500만유로(약 500억원)의 거액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며 화제를 뿌렸던 프랑스의 카림 벤제마(23)는 소속팀에서의 부진(32경기 9골)으로 월드컵 출전이 좌절된 경우다.
네덜란드의 차세대 간판 공격수로 각광 받았던 클라스 얀 훈텔라르(AC 밀란)가 예비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도 의외의 결과다. 훈텔라르는 지난 3월 미국과의 친선경기(2-1)에서 결승골을 터트려 남아공행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됐다.
아르헨티나의 백전노장 하비에르 사네티와 에스테반 캄비아소(이상 인터 밀란)가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도 의외다.
대기만성
그라피테(31.볼프스부르크)가 호나우지뉴, 아드리아누 등 쟁쟁한 스타들 제치고 브라질 엔트리에 선발됐다. ‘인생역전’의 본보기에 다름 아니다. 그라피테는 2003년 바티스타라는 이름으로 안양 LG(FC 서울 전신) 유니폼을 입었지만 9경기에서 무득점의 부진을 보여 조기 퇴출됐다. 그러나 그라피테는 2007년 볼프스부르크(독일)로 이적한 후 77경기에서 55골을 작렬하는 맹위를 떨친 끝에 월드컵에 나서는 영예를 안게 됐다.
마이클 도슨(토트넘 홋스퍼)은 한 차례의 A매치 출전 경험도 없이 ‘스타 군단’ 잉글랜드 대표팀의 예비 엔트리에 선발됐다. 도슨은 대표팀 경험은 없지만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철벽 수비’로 명성을 떨쳐 최종 엔트리 선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르투갈 엔트리에 포함된 리에드손(33ㆍ스포르팅)은 월드컵 출전의 꿈을 위해 적지 않은 나이에 국적을 바꾸는 용단을 내렸다. 브라질 출신의 리에드손은 슈퍼스타가 즐비한 조국 대표팀에 선발될 가망이 보이지 않자 지난해 8월 포르투갈 축구협회의 요청으로 귀화를 결정했고 포르투갈 30인의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리에드손은 최종 엔트리 선발 가능성이 높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조국’ 브라질에 창 끝을 겨누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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