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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재정 "담뱃세·주세 인상 다시 추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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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재정 "담뱃세·주세 인상 다시 추진하라"

입력
2010.05.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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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가 올해 담뱃세와 주세 인상을 재추진한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탄소세 및 배출권거래제를 동시에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10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오는 8월 마련될 금년도 세제개편안에 담뱃세ㆍ주세 인상안을 포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실무진에 지시했다. 비록 작년에 '죄악세(sin tax)'공방에 시달리며 물거품이 됐지만,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다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윤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이번에는 불필요한 죄악세 논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담뱃세ㆍ주세 인상이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방안을 연구해 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유럽, 일본,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잇따라 담뱃세를 대폭 인상했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가 끝나는 하반기에 담뱃세·주세 인상 문제가 공론화될 전망이다. 담배의 경우 현재 담배소비세(641원), 지방교육세(320.5원), 국민건강증진기금(354원), 폐기물부담금(7원) 등이 불고 있는데, 담배소비세나 국민건강증진기금을 높이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주세의 경우 ▦세율(원가의 72%)을 대폭 높이는 방안 ▦세금 부과 주종 범위를 넓히는 방안 등이 검토된다.

이날 회의에선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행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됐다. 복수의 회의 참석자들은 윤 장관이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하는 것이 좋은지 에너지세를 높이는 것이 좋은지 ▦에너지세를 높인다면 기존 에너지세를 올릴 것인지 아니면 탄소세를 신설할 것인지 등을 심도 깊게 검토해볼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재정부 한 관계자는 "탄소세를 도입한다고 해도 주로 중유에 세금이 붙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목표치에는 현저히 미달할 수 있는 만큼 배출권거래제와 동시에 시행하는 방안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른바 메가뱅크(대형은행간 합병) 방안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다만, 윤 장관은 "메가뱅크 방안을 추진하더라도 규모보다는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상황과 관련, ▦한ㆍ유럽연합(EU) FTA는 6월에도 정식 서명이 어려워 연내 발효가 힘들어 졌고, ▦한ㆍ미 FTA 비준도 연내는 힘들 것 같다는 내용이 보고됐다.

■ 용어설명

● 죄악세(sin tax): 술, 담배, 도박 등 다른 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에 부과되는 세금. 다른 상품보다 비교적 높은 세율이 부과된다.

● 탄소세: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석유 등에 부과하는 세금.

● 배출권거래제: 이산화탄소 배출 권리를 사고 팔 수 있도록 한 제도.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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