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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배워요

입력
2010.05.1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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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신도시에 직장을 둔 A씨는 최근 AK플라자 분당점 문화센터에서 동호회나 친목단체를 중심으로 7명 이상이 신청하면 원하는 강좌를 개설한다는 내용을 보고 동료들 모집에 나섰다. A씨는 "평소 빵 만들기에 관심이 많은 동료 7명을 모아 백화점에 신청했는데, 진짜로 강좌가 개설됐다"고 기뻐했다.

백화점업계가 다음달 시작하는 문화센터의 여름학기를 맞아 저마다 독특한 강좌를 선보이며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주부와 어린이의 전용 공간으로 여겨졌던 백화점 문화센터의 수강층이 남성 직장인, 실버 세대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문화센터의 강좌 목록이 소비시장의 흐름을 읽는 척도가 되고 있는 까닭이다.

우선 D-30일을 맞아 기업의 관련 마케팅이 본격화하고 있는 남아공월드컵은 이번 백화점 문화센터 여름학기 강좌에서도 빠지지 않는 키워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아카데미는 월드컵을 앞두고 아프리카의 관심이 늘면서 '아프리카 미술' '아프리카 커피 로드 기행' 등의 강좌를 마련했다.

아이파크백화점 문화센터는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문화와 예술, 역사를 알아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문화 들여다보기'를 일회성 특강으로 개설했다. 이와 함께 축구 관련 지식이 부족한 여성 고객을 위해 축구 역사와 경기 규칙 등을 설명하는 특강도 함께 준비했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 직장인을 겨냥한 스마트폰 활용법 강좌는 이제 백화점 문화센터의 필수 과정이 됐다. 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 현대백화점 문화센터가 첫 선을 보인 데 이어 롯데백화점도 스마트폰 강좌와 스마트폰을 이용한 트위터 사용법을 안내하는 '왕초보 트위터 쉽게 따라하기' 강좌를 함께 신설했다.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의 경우 특히 최근 라이프스타일에 부쩍 관심을 보이는 젊은 남성 고객에 주목해 남성 화장품 강좌와 복근 만들기, 데이트 스타일링과 화법 강좌 등을 열었다.

이처럼 수강생의 요구가 다채로워지면서 AK플라자는 아예 맞춤형 강좌 개설을 선언하고 나섰다. 동호회나 친목모임을 통해 7명 이상 신청하면 강좌의 장소와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AK플라자 문화아카데미에 없는 강좌 신설도 가능하다.

분당점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한 뒤 전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11일 기준으로 같은 기업에 다니는 직원 7명이 신청한 빵 만들기 강좌와 15명이 뭉쳐 신청한 나이트댄스 강좌가 이번 여름학기 강좌로 새롭게 편성됐다.

이성화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담당 매니저는 "과거에는 요리나 노래교실 등 주부를 위한 강좌가 인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트렌드에 맞는 이색 IT강좌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며 "점점 증가하는 남성회원을 위해 요즘 다시 대두되는 인문학을 무겁지 않게 들을 수 있는 인문학 퓨전 강좌나 '투잡'(two job)을 노리는 직장인 대상 이색 실속 강좌를 보강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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