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류현진(23)은 9회초 1사 2루에서 LG 5번 조인성을 삼진으로 잡은 뒤 잠시 타임을 요청했다. 류현진은 삼진 잡은 공을 포수 신경현에게 던졌고, 신경현은 덕아웃으로 공을 건넸다. 류현진은 조인성을 상대로 16번째 삼진을 잡았다.
다음타자는 대타 이병규(36). 류현진은 볼카운트 2-1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이병규를 돌려세운 뒤 마운드에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또 하나의 대기록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류현진이 11일 청주 LG전에서 9이닝을 완투하며 삼진 17개를 잡았다. 역대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은 91년 6월19일 해태 선동열이 빙그레를 상대로 13회 동안 기록한 18개. 하지만 9이닝을 기준으로 하면 류현진의 17개가 신기록이다. 류현진 이전 9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은 83년 롯데 최동원, 92년 선동열, 98년 해태 이대진의 16개.
류현진은 초반부터 공격적인 투구로 LG 타선을 제압했다. 류현진은 1회부터 삼진 퍼레이드를 시작하더니 9회까지 매 회 삼진을 솎아냈다. 류현진은 또 시즌 1호, 역대 23번째 선발타자 전원 탈삼진 기록도 함께 썼다.
투구기록은 9이닝 5피안타 1볼넷 17탈삼진 1실점에 투구수는 총 124개(스트라이크 88개). 구종별 투구수는 직구 76개, 커브 14개, 슬라이더 6개, 체인지업 28개였고 최고구속은 148㎞였다.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시즌 5승(2패)과 함께 2006년 데뷔 후 LG를 상대로 19승(4패)째를 거두며 다시 한 번 쌍둥이 천적임을 과시했다. 류현진의 데뷔 첫 승(2006년 4월12일) 제물도 LG였다.
류현진의 호투를 등에 업은 한화는 1회말 1사 3루에서 3번 김태완의 내야땅볼로 결승점을 뽑은 뒤 2-1로 쫓긴 7회 4번 최진행의 1타점 2루타로 한 걸음 더 달아났다. 한화의 3-1 승리.
경기 후 류현진은 "끝날 때까지도 신기록인지 몰랐다. 그냥 개인 최고기록(종전 14개 두 차례)으로 알았다"며 "대기록을 세우게 돼 정말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광주에서는 KIA가 넥센을 5-2로 눌렀다. KIA 최희섭은 0-0이던 5회 결승 3점 홈런(시즌 8호)을 뿜으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KIA 선발 윤석민은 9이닝 2실점 완투승으로 시즌 3승(1패1세이브)을 챙겼다.
잠실에서는 3위 삼성이 2위 두산을 11-2로 제압, 승차 없이 승률 5리차(두산 0.588, 삼성 0.583)로 두산과의 격차를 바짝 좁혔다. 삼성 9번 타자 조동찬은 7-2로 앞선 7회초 만루홈런을 뿜었다. 부산에서는 34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SK가 롯데를 21-10으로 꺾었다.
청주=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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