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東京)대, 게이오(慶應)대 등 일본 주요대학에 한국연구센터 설립 붐이 일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이 출범에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한류 등으로 한일 관계가 부쩍 가까워지면서 일본 지식인 사회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도쿄대는 6월 5일 오후 1시 도쿄 혼고(本鄕)캠퍼스 후쿠타케(福武)홀에서 '한국연구센터' 개소식을 갖는다. 대학원 정보학환(學環) 내 설립되는 이 연구소는 일본을 대표하는 이 대학이 적어도 아시아태평양전쟁 이후에는 처음 설립하는 한반도 문제 전문 연구소이다.
센터장은 설립을 주도한 재일동포 첫 도쿄대 교수 강상중씨가, 사무국장은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교수가 맡는다. 이날 개소식과 함께 '동아시아공동체를 향한 한일 파트너십'이라는 주제로 개소기념 심포지엄도 열린다. 도쿄대는 개소식에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나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무장관의 참석을 타진 중이다. 센터는 올해는 한국의 역사ㆍ문화 기록을 보존하는 문서보관소 구축은 물론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은 양국 관계 발전과 동북아시아 지역주의 등을 토론하는 학술행사 등을 계획하고 있다.
센터 운영을 위해 첫 5년 동안 매년 20만 달러를 지원하는 한국국제교류재단 도쿄사무소 최현수 소장은 "도쿄대의 기존 한국 연구는 역사를 중심으로 한 학자 개인 작업 위주였다"며 "한국 연구에 보수적이었던 도쿄대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사립 명문인 게이오대에서도 지난해 2월 동아시아연구소 내 '현대한국연구센터'가 출범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한반도문제 전문가인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교수가 주축이 된 이 센터는 '전환기의 동아시아와 북한 문제' 등을 주제로 한 국제심포지엄은 물론 '오바마 정권과 북미 관계' '일본의 정권교체와 한일관계' 등의 정례 세미나를 활발하게 열고 있다.
와세다(早稻田)대는 한발 앞서 2001년에 현대한국연구소를 설립했다. 고려대 일본연구소와 나란히 출범한 현대한국연구소는 한일 대학 교류, 동아시아공동체 구상 연구 등을 목표로 삼아 연세대, 게이오대까지 포함한 한일 주요 4개 대학 공동심포지엄을 꾸준히 열어 왔다.
이외에 올해로 출범 10년을 맞는 규슈(九州)대 한국연구센터, 재일동포 서승씨가 센터장을 맡고 있는 리쓰메이칸(立命館)대 한국연구센터도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을 받아 각각 일본 남부와 간사이(關西)지역의 한국학 연구 거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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