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부터 모든 인터넷 주소(도메인)를 한글로 쓸 수 있게 된다. 인터넷이 등장한 이래 영어 일색이었던 도메인 체계가 처음으로 세계 각국어로 바뀌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0일 국제인터넷주소기구(ICANN)의 결정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최상위 도메인에 자국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모든 인터넷 주소를 한글로 표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상위 도메인이란 도메인 맨 끝에 위치해 '.kr'처럼 국가를 표시하거나 '.com'(회사), '.org'(기구)처럼 주소 소유자의 성격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ICANN에 한국을 나타내는 국가 최상위 도메인을 '한국'으로 신청했다. 이렇게 되면 예를 들어 인터넷 주소창에 한국일보 도메인인 'hankooki.com'대신 '한국일보.한국'또는 '한국일보.신문사' 등의 표기가 가능해진다. '.com' 대신 '회사''신문사' 등 주소 소유자의 성격을 나타내는 일반 최상위 도메인(gTLD)은 올해 말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김한국@한국일보.한국'처럼 자연스럽게 이메일 주소도 한글로 표시할 수 있어 이용자들의 인터넷 사용이 한결 편해질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ICANN은 내년 말부터 '.홍길동''.한국일보'처럼 개인 이름이나 상호 등을 아예 자국어 gTLD로 사용하는 방안도 논의중이다. 이미 일본 카메라 업체인 캐논은 이를 겨냥해 '.canon'을 gTLD로 신청해 놓은 상태다.
문제는 상표권이다. 도메인 선점을 목적으로 유명인사의 이름이나 다른 업체의 상표권으로 도메인을 신청해 놓고 비싸게 판매하는 스쿼팅 행위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ICANN은 상표권 등록자 우선 보호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다. 주용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인터넷기반진흥단장은 "개인 이름도 gTLD로 등록할 수 있지만 등록비가 2억원 가량 들어 누구나 쉽게 하기는 힘들다"며 "업체나 상품명 등은 상표권 보유자의 등록권을 우선 인정해주도록 ICANN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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