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6ㆍ2 지방선거 체제로 본격 돌입한 가운데 여야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이 대비돼 눈길을 끈다. 한나라당이 비교적 '단촐'하다면 민주당은 가히 '매머드급'으로 판이하다. 물론 어느 쪽이 더 좋을지 논하기는 어렵다.
12일 공식 출범하는 한나라당 중앙선대위는 정몽준 대표가 단독 선대위원장을 맡는 '원톱 체제'로 꾸려진다. 위원장 아래 김무성 원내대표가 상임수석부위원장, 나머지 최고위원들이 부위원장을 맡는다. 관례에 따라 선대본부장은 정병국 사무총장, 종합상황실장은 안홍준 제1사무부총장이 담당한다. 선대본부장 아래 전략기획, 홍보, 정책, 공명선거, 서민공감, 1929(청년) 위원회 등 6개의 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이 같은 구성은 철저히 현 지도부 위주로 단순하게 꾸린 것이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근혜 전 대표는 일찌감치 지방선거 지원계획이 없음을 밝힌 만큼 선거 지원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다. 주요 선거 때마다 행해지던 외부의 저명 인사 영입도 이번에는 하지 않았다.
정 총장은 10일 "당 지도부 위주로 선대위를 꾸려 이른바 '3S'(심플ㆍ슬림ㆍ스피드) 기조하에 현장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며 "여당이 여러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 야당과는 차별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선거사령부가 화려하다. 9일 발족한 중앙선대위는 위원장을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손학규 김근태 한광옥 상임고문, 장상 최고위원 등 6명이 공동으로 맡는다. 정 대표가 상임위원장이지만 명실상부한 '6인 공동위원장 체제'다.
특히 선대위원장의 면면을 보면 당내 차기 대권주자가 모두 참여했을 뿐 아니라 주류, 비주류, 동교동계 등 계파도 모두 아우른 모양새다. 민주당으로선 선거를 앞두고 총력 체제를 갖춘 셈이다. 손 전 대표는 1년 10개월간의 칩거를 깨고 지방선거 지원을 위해 한시적으로 여의도에 복귀했다.
선대본부장은 이미경 사무총장이 맡고, 선대본부 산하에 '참 좋은 지방정부위원회'(위원장 홍재형 의원)와 'MB심판 국민위원회'(위원장 천정배 의원)를 뒀다. 두 위원회 산하에 10개 본부를 설치해 구체적인 정책 마련 등 선거 실무를 해 나갈 방침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친이, 친박 계파로 나눠진 것과 달리 민주당은 이번 선대위 구성을 통해 통합과 화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며 "당내 모든 세력이 힘을 모아 공동의 노력을 통해 선거 승리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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