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경영' 우등생인 LG가 최근 '녹색 경영'으로 클린경영 2.0 시대를 선도하고 나서 주목된다.
LG는 최근 구본무 회장을 비롯, 최고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사장단협의회'를 통해 '그린(Green) 경영'을 본격 추진키로 하고, 2020년까지 '그린 경영'에 20조원을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한 '그린 2020' 전략을 확정했다.
지구 온난화로 대표되는 기후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녹색 성장 추진을 통해서 신성장동력도 확보하겠다는 LG의 미래 방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녹색 경영과 관련, 그룹 차원에서 장기적인 목표 및 세부 실천 과제들을 종합적으로 제시한 건 LG가 처음이다.
LG는 우선 '그린 경영'을 위해 2020년까지 그린 신제품 개발 및 신사업 발굴 등 그린사업 연구ㆍ개발(R&D)에 10조원, 제조 공정의 그린화 및 그린 신사업 설비 구축 등 관련 설비 투자에 10조원을 각각 투자키로 했다.
LG는 또 2020년까지 연간 5,000만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목표치도 내놓았다. LG는 이를 위해 ▦그린 사업장 조성 ▦그린 신제품 확대 ▦그린 신사업 강화의 '3대 전략과제'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그린 사업장 조성은 생산량 원단위 기준으로 2020년 사업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9년 대비 40% 감축하고, 물(원수) 사용량도 30% 절감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예를 들어 2009년 석유화학제품 2톤을 생산할 때 1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1톤의 물이 필요했다면 2020년에는 이를 각각 0.6톤과 0.7톤으로 줄인다는 얘기이다. 기후 변화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이를 위해 각 계열사에 따라 생산공정 혁신 및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등이 적극 추진된다.
그린 신제품 확대는 저전력 고효율 제품의 비중을 늘리고 신재생 에너지 적용 제품을 집중 개발하는 것을 포함한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북미에서 우수 에너지 효율 인증인 '에너지스타' 인증 모델을 늘리고, TV도 발광다이오드(LED) 모듈, 저전력 LCD모듈 등 에너지 저감 기술을 대폭 확대키로 했다. 지열을 사용한 냉ㆍ난방시스템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제품도 판매를 늘린다.
그린 신사업 강화는 2020년 그룹 전체 매출의 10%를 태양전지, 차세대 조명, 차세대 전지 등 그린 신사업 분야에서 달성하겠다는 비전이다. 태양전지의 경우 효율 및 생산수율 개선에 R&D를 집중하고, 고효율의 박막형 태양전지 개발에도 주력한다. LG화학의 태양전지 및 LED 소재, 전기자동차용 전지, 스마트 그리드용 전력저장 전지 등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LG의 '그린 경영'은 또 협력회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그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녹색 제품에 대해선 우선 구매하고, 협력회사 제조공정의 그린화 및 그린 제품 개발도 지원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LG의 '그린 경영'을 다름아닌 구 회장이 직접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구 회장은 CEO들에게 "경영의 필수요소로 자리잡은 환경분야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달라"며 "단순히 외부의 규제나 법규에 대응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LG가 주도하는 '그린 경영'을 통해 의미있는 성과를 거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앞서 신년사에서도 "미래를 계획함에 있어 환경문제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안이고, LG 전체 차원으로 '그린 경영'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3월 열린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도 "그린 비즈니스 분야의 성장가능성이 높은 만큼 태양전지, 차세대조명 등의 사업을 제대로 육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LG의 '그린 경영'이 단순한 구호로 그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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