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지음/책세상 발행ㆍ288쪽ㆍ1만6,000원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방랑자였고, 니체 역시 평생 유럽 곳곳을 떠돌아 다닌 유랑의 철학자였다. 니체 철학 전공자인 이진우 계명대 교수의 는 그 여정을 되밟아 간 철학적 기행문이다.
니체에게 여행이란 '나를 버리면서 나를 찾는' 자기 창조의 여정이었다. 이 책도 니체 삶의 궤적뿐만 아니라 그 사상의 변화까지 탐색한다. 저자는 2008~2009년 두 해 동안 니체가 머물렀던 유럽의 10여개 도시를 답사했다.
우선 니체가 태어난 독일의 작은 시골마을 뢰켄을 시작으로 나움부르크와 라이프치히 등을 찾아 니체의 젊은 시절 고뇌를 추적하고, 그 사상의 본령을 좇기 위해 스위스를 찾는다. 알프스의 계곡마을인 질스마리아는 니체가 1883년부터 1888년까지 머물며 영원회귀 등 주요 사상을 가다듬은 곳. 그의 삶에 대한 긍정의 철학이 호수와 높은 산들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이곳 풍경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저자는 추측한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니체와 살로메의 만남을 되짚고, 제노바와 밀라노 등을 돌아보면서는 말년에 광기로 두통과 구토에 시달렸던 니체의 고통스러웠던 순간들을 살펴본다.
저자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사실 따로 있다. 니체처럼 여행을 통해 스스로를 성찰하는 것이다. 그는 그래서 니체의 글에 기대, 끊임없이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라고 묻는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