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모가 나를 입양 보낸 사실을 용서할 수 있는가?" 덴마크 여성 시인 마야 리 랑그버드(30)가 띄우는 질문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덴마크로 입양, 주목받는 시인으로 자란 그는 마드리 실내악단의 무대 '혼재된 세상, 소리 그리고 우리'에 출연해 세계화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국인들이 과연 세계인으로서 어느 정도 '의식화'돼 있는가를 묻는다.
세계 초연작인 '현악 앙상블을 위한 명상'에서 랑그버드는 현악 오케스트라의 반주로 자신의 시를 낭송한다. 국민대 공연예술학부 김기영 교수가 작곡한 유장한 선율이 무대를 감쌀 이 자리에는 연극배우 박상종이 고향을 떠나 방랑하는 주인공을 그린 희곡 '페르귄트'와 랑그버드 시의 한국어 텍스트를 낭독, 객석의 보다 깊은 이해를 돕는다.
마드리 실내악단의 또 다른 세계 초연작 '해금 솔로와 현악 앙상블을 위한 명상_활의 노래'는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단원 이정면이 양악합주단인 이 악단을 위해 편곡한 작품이다. 해금을 연주할 김준희는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해금 수석 연주자로 '김준희의 나비'라는 독주회를 가졌다.
랑그버드의 어떤 질문은 문제의 정곡을 찌른다. "당신 생각에 내 국적은 어디인가요? " 스스로 문제를 낸 그녀는 답을 택하라고 한다. "덴마크" "한국" "덴마크와 한국 모두" "덴마크도 한국도 아님"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고 객석에 주문한다.
연주회에서는 이 밖에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 그리그의 '페르귄트 조곡' 등도 선보인다. 20일 오후 7시30분 영산아트홀. (02)2265-9235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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