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 재정위기 확산 공포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도 개장 초반부터 마치 살얼음판 같았다. 그래도 오전 한때 전날 종가(10868.12)를 웃돌기도 하며 큰 탈 없이 마감장으로 치닫던 오후 2시40분께, 뉴욕증시는 돌연 패닉에 빠졌다. 다우지수가 순식간에 600포인트나 빠진 것이었다.
오후 3시께 다우지수는 1만500포인트선으로 되돌아가, 결국 전날보다 348.80포인트(3.2%) 떨어진 1만520.32로 마감했다. 하지만 이날 장중 낙폭은 무려 1,010.14포인트에 달해, 1987년10월19일 블랙먼데이 이후 사상 최악의 하루였다.
월가가 지옥을 경험한 20분간,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미 언론들은 기록에 남을 이번 주가 폭락이 한 중개인의 거래 주문 실수에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명백한 거래 실수로 인해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나 급락했다"고 했고, 뉴욕타임스는 "불안에 떠는 주식중개인들, 그리스 사태, 그리고 거래주문 실수가 합쳐지면서 패닉을 만들었다"고 했다.
사연인 즉, 한 중개인이 P&G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 100만주 단위를 뜻하는 'm(million)'대신에 10억주를 의미하는 'b(billion)'로 잘못 표기한 거래 주문이 씨티그룹을 통해 나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우지수가 급락하자, 시장이 '팔고 보자'는 분위기에 휩쓸렸다는 얘기다. 실제로 60달러를 상회하던 P&G 주가는 39.4달러로 37% 폭락했다.
또 최근 월가 주식 거래의 3분의2가 이뤄지고 있는, 초고속 온라인 주식거래 시스템 '하이 프리퀀시 트레이딩'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1,000분의 1초 만에 주문을 냈다가 취소할 수도 있는데, 다우지수 폭락 당시 하이프리퀀시트레이딩 업체들이 거래시스템을 중단시키면서 패닉상태가 심각해졌다고 월스트리저널이 보도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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