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인 지난 5일, 대구 삼성전을 마친 롯데 선수단은 만원 관중이 자리를 뜬 뒤에야 짐을 챙겼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집합'을 걸었기 때문이다.
평소 선수들이 못해도 잘한 부분을 찾아 칭찬하던 '아메리칸 스타일'의 로이스터 감독은 이날만은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들 사이에서 경기를 일찍 포기하는 모습이 보였다"는 게 이유였다. 이날 롯데는 1회 말에만 7타자 연속 안타를 포함해 6점을 내주는 등 21안타를 얻어 맞으며 2-13으로 크게 졌다.
로이스터 감독은 "일찌감치 포기해 버리는 선수들과는 같이 야구하고 싶지 않다"며 호통을 쳤다. 로이스터 감독이 이례적으로 소집한 선수단 미팅은 10분간이나 이어졌다.
집합 다음날인 6일, 로이스터 감독의 채찍이 제대로 효과를 봤다. 전날까지 실책 1위(29개)로 1위를 기록 중인 롯데는 그라운드 곳곳에서 투지를 불사르며 모처럼 짜임새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발이 느린 강민호는 2008년 7월25일 한화전 이후 처음으로 도루를 성공시켰고, '외야의 블랙홀' 손아섭은 부상 중인 가르시아 대신 우익수로 출전, 펜스에 몸을 부딪치며 파울 타구를 잡아냈다.
2회 초에만 안타 4개와 볼넷 1개 등을 묶어 4점을 먼저 뽑은 롯데는 4-2로 앞선 7회 홍성흔의 2타점짜리 우중간 2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운드에서는 대구 구장 흙만 밟으면 힘을 내는'사자 천적' 송승준이 선발 7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송승준은 지난 2008년 7월 3일 이후 삼성전 7연승 및 대구 6연승. 또 지난달 29일 넥센전 8이닝 2실점에 이어 2연승에 성공, 3승(3패)째를 올리면서 승수 쌓기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롯데는 5위 LG에 한 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광주에서는 4위 KIA가 6회말 나지완(투런)과 김상훈(솔로)의 연속타자 홈런을 앞세워 한화에 3-2 역전승을 거두고 최근 3연승 및 한화전 5연승을 달렸다. 꼴찌 한화는 10연패.
잠실에서는 두산이 선발 히메네스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실점)와 김동주의 결승 솔로홈런을 앞세워 '서울 라이벌' LG를 14-4로 대파하고 김경문 감독의 통산 9번째 800경기 출장을 자축했다. 3연승으로 6승째를 거둔 히메네스는 다승 선두 SK 카도쿠라를 1승차로 따라붙었다. 인천에서는 전날 SK의 17연승을 저지한 넥센이 또 다시 '고춧가루'를 뿌리며 13-4 대승을 거뒀다. 13점은 올시즌 SK의 최다실점.
인천=김종석기자
성환희기자
양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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