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에 멀티 플레이어가 떴다. 바로 만능 연고 '살브'(salve) 또는 '멀티 밤'이 그 주인공.
살브는 바셀린이나 오일 등을 기본으로 여러 성분과 향기를 섞어 응고시킨 연고 형태의 제품이다. 흔히 입술 보호제로 인기 있는 밤(balm) 제품과 성분이나 제형이 유사하면서도 입술을 비롯해 손, 발 등 어디에나 사용할 수 있어 멀티 밤으로도 표현한다. 한때 넘어져도, 벌레에 물려도 어느 부위에나 발랐던 '호랑이 연고'의 신세대 버전인 셈.
지난달 말까지도 이상저온 현상이 계속된 탓에 얼굴과 입술, 손과 발 등 전체적인 피부 건조를 고민하는 여성이 늘면서 살브, 멀티 밤 등 연고 형태의 고형 크림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바세린 퓨어 페트롤리움 젤리(100gㆍ2,000원대)는 저렴한 가격에 상처 치유뿐 아니라 메이크업의 독특한 효과를 내는 용도로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 작은 찰과상 같은 상처 치유에 효과를 보이며 주목을 받았던 이 제품은 이후 입술은 물론 팔꿈치, 발꿈치 등 거칠고 건조한 부위에 보습을 주는 목적으로도 자주 쓰이게 됐다. 몇 년 전부터는 메이크업 전문가들이 이 제품을 이마와 턱, 광대뼈 바로 위 등에 발라 광택 나는 메이크업 효과를 연출하는 데 활용하기도 한다.
최근 멀티 밤 열풍의 주역인 스미스 로즈버드의 살브(22gㆍ1만원 대)는 기네스 펠트로, 제니퍼 로페즈 등 할리우드 스타의 애용품으로 알려진 제품이다. 트고 건조한 손에 바르면 보습과 함께 손톱과 피부 사이의 각질인 큐티클까지 정리해 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가 하면 색다른 사용법으로 소비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록시땅의 100% 시어버터(150㎖ㆍ5만원대)는 머리에 윤기를 주는 헤어 팩으로도 쓰인다. 샴푸 후 젖은 모발과 두피에 시어버터를 꼼꼼히 바르고 20~30분간 스팀타월로 머리를 감싼 후 헹궈내면 된다. 버츠비 미라클 살브(56.7gㆍ2만원 대)는 잦은 염색과 파마로 푸석해진 머리카락의 회복을 도와 윤기 나게 해 준다.
이 같은 수입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브랜드숍 화장품 업체들도 잇따라 다양한 멀티 밤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에뛰드하우스의 신제품 '애니밤 21'은 제품명에서 드러나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용 가능한 21가지 방법을 제안하는 멀티 밤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이지만 활용도가 다양하고 유명 연예인의 애용품으로 유명세를 더하면서 고형 연고 타입의 멀티 밤이 실속 아이템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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