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패널 수출이 한달만에 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유독 휴대폰 수출은 스마트폰 대응 등이 늦어지며 30% 가까이나 급감했다. 전체 정보기술(IT) 부문 무역 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올렸지만 마냥 좋아할 수 만은 없는 찜찜한 기록이라는 게 업계 지적이다.
지식경제부는 4월 IT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1% 증가한 126억7,000만달러, 수입은 17% 늘어난 59억6,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IT 무역 수지는 67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63억6,000만달러였던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통상 10월이 IT 성수기란 점에서 비수기인 4월에 최대 무역 수지 기록이 나온 점이 주목된다. 앞으로는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IT 수출을 견인한 것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7.7%나 늘어난 반도체다. 반도체 수출은 8개월 연속 증가, 한달만에 다시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특히 D램 수출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제품 수요처가 늘어난 데다가 중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 수요도 커지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01.3%가 증가했다. 낸드플래시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수요로 77.9% 증가했다.
LCD 등 디스플레이패널 수출도 40.4% 증가, 뒤지지 않았다. 11개월 연속 증가, 한달만에 다시 최대치를 경신했다. 남아공월드컵과 광저우아사안게임 등 스포츠 이벤트 효과로 TV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축구 강국 브라질로의 수출이 134.4%나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그러나 휴대폰 수출은 해외 생산 비중 확대, 수출 단가 하락, 스마트폰 경쟁 심화 등의 영향으로 28.2%나 감소했다. 유럽연합(EU)지역 수출이 36.6%나 줄었고, 최대 시장인 미국 수출도 34.6%나 감소했다. 중국 수출도 32.0% 역성장했다.
이처럼 휴대폰 수출이 줄어들었지만 국내 업체들의 스마트폰 라인업이 강화하는 6월 이후에는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게 지경부의 전망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앞으로 IT수출은 ‘윈도 7’ 효과,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의 제품 출시 확대,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특수, 북미 개학 수요 등에 따라 당분간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환율과 원자재가 상승은 수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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