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의사ㆍ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국내 인권상황 및 표현자유 침해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았다. 유엔 특별보고관의 공식 방한은 1995년 아비드 후사인에 이어 두 번째다.
5일 천주교인권위원회와 참여연대 등에 따르면 4일 한국에 도착한 프랭크 라뤼 특별보고관은 6일 오후 7시30분 MBC 파업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총파업 한 달째를 맞는 MBC 파업이 국제적인 관심사가 될지 주목된다. 8일 오전에는 서울 명동 가톨릭 회관에서 국내 인권사회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국내 인권 현황 등을 듣고, 17일까지 국내에 머물며 경찰청과 교육과학기술부,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법무부 등 정부기관도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주교인권위 관계자는 "라뤼 보고관의 방한 목적은 국내 표현의 자유, 집회ㆍ시위의 자유 등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이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권단체들을 만나는 것은 간담회 목적이 아니라 조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논의 자리는 공개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1995년 한국을 찾았던 후사인 보고관은 방한 일정을 끝낸 뒤 '대한민국의 표현의 자유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에 국가보안법 폐지, 표현의 자유 행사를 이유로 수감된 재소자의 석방 등을 권고하기도 했다.
한편, 언론노조와 MBC 노조가 6일 서울광장에서 열 예정인 집회를 경찰이 이례적으로 허가한 것을 두고 라뤼 보고관의 방한을 의식한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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