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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정상회담/ 천안함-6자 재개 '고난도 함수'… 당사국들 셈법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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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정상회담/ 천안함-6자 재개 '고난도 함수'… 당사국들 셈법 제각각

입력
2010.05.05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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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 이후 한반도 정세는 천안함 사태라는 뇌관에 의해 움직여왔으나 최근 미묘한 변화의 기운이 움트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그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북핵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반도 정세가 천안함 사태 대응과 6자회담 재개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온다.

물론 북한의 의사가 확인되지 않아 이 관측은 현재로서는 '예측'에 불과하다. 그러나 관측통들은 "그간 김 위원장이 중국의 협력과 지원을 요청할 때마다 중국을 방문했고. 방중해서는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체면을 고려해 6자회담에 관한 진전된 입장을 내놓았다"며 "이번에도 이 패턴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이미 6자회담 재개에 공감대를 이뤘다는 음모론적 관측마저 나온다. 따라서 남북한과 6자회담 당사국들이 보는 천안함 사태와 6자회담의 함수관계는 향후 정세를 가늠할 척도가 될 수 있다.

먼저 중국은 한반도 안정과 동맹국인 북한 관리라는 측면에서 현재의 국면을 관찰하고 있다. 천안함 사태라는 불안정 요인이 반가울 리 없고 경제난을 겪는 북한에 대한 지원을 끊을 상황에 있지도 않다.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카드를 내보이면 적절한 시점에 국면을 전환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미국의 셈법은 중국보다 복잡하다. 미국은 46명이 사망해 슬픔에 잠겨있는 한국에 정서적 유대감을 보이면서도 '원인을 예단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해왔다. 중국처럼 '동맹 및 지역안정 관리'가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북핵 문제에서는 좀 다르다. 미국에게는 회담 재개 자체가 아닌 성과가 중요하다. 북한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회담을 거부했을 뿐 아니라 지난해 5월에는 2차 핵실험이라는 일격을 가했다. 따라서 미국의 주된 관심은 북한이 회담을 통해 핵을 동결하고 폐기할지에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일본의 경우 비교적 명쾌하다. 러시아는 중국처럼 천안함과 6자회담 분리 대응 태도를 취할 것이고, 일본은 한국과 미국의 관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은 키를 쥐고 있는 주자이다. 어떤 카드를 던져 미국에게 명분을 주느냐를 결정할 수 있다. 물론 북한은 현 남북대결 구도, 경제난, 중국 의존도 심화, 후계구도 완성 등을 변수로 하는 큰 그림 속에서 국면 전환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미국을 만족시킬만한 카드 마련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천안함의 원인을 규명한 이후에야 6자 회담 재개를 논의할 수 있다는 한국도 열쇠를 갖고 있다. 침몰 원인을 규명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결정적 증거를 찾아낸다면 한국은 국면을 리드할 수 있다. 결국 핵심 변수는 천안함 침몰의 진실과 북한의 핵 카드인 셈이다.

그러나 한반도 정세가 주변국에 의해 좌우됐던 경우가 잦았던 점을 냉철히 짚어볼 필요도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우리로서는 어떤 상황하에서도 정세 변화에 뒤처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천안함 출구전략을 검토할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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