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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스페인? 다시 불붙는 유럽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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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스페인? 다시 불붙는 유럽위기

입력
2010.05.0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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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그리스에 1,100억유로(약 162조원)의 지원대책을 내놓으면서 유럽 재정위기가 한숨 돌리나 했으나 '약발'이 이틀도 가지 못했다. 포르투갈, 스페인으로 재정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스페인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키로 했다는 근거 없는 루머까지 나돌며 전세계 금융시장이 폭락했다.

4일 뉴욕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02%나 떨어져 10,926.77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과 독일은 각각 2.6%, 프랑스는 3.3%나 하락했다. 이어 5일 개장한 그리스 증시도 전날 대비 5.4%나 급락했으며 홍콩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 증시는 장 막바지 연일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로 보합세를 보였다.

중국이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는 등 통화긴축조치에 나서고, 호주 정부가 광산업체에 과세를 강화한 것 등도 악재로 작용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AP통신은 "구제금융 대책이 유럽 위기확산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키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달러화 대비 유로화의 가치가 1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IG인덱스의 트레이딩 책임자 팀 휴즈는 AP통신에 "투자자들은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이런 우려는 단시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제금융 투입은 단기적인 효과는 내겠지만 근본적인 불안감을 해소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EU의 그리스 금융지원과 여러 긍정적인 경기회복 지표들이 발표되면서 3일 증시가 급등했지만, 하루 만에 급락세로 돌아선 것은 이런 현상을 잘 보여준다. AP통신은 "지극히 변덕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의 불안감은 위험한 유언비어로 이어지며 악순환을 일으키고 있다. 스페인이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키로 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스페인 증시가 4일 5%이상 폭락했다. 이에 IMF가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사실이 아니다"고 확산을 차단했다. EU측도 이런 루머를 부인했으며, 스페인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전적으로 근거 없고 무책임한 루머"라며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한편 강도 높은 긴축재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된 5일 그리스 아테네 도심의 한 은행에서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이 터져 3명이 숨지고 5명 이상이 다치는 등 폭력시위로 인한 피해가 이어졌다. AFP통신은 "모자를 쓴 청년들이 은행 안으로 화염병을 던져 순식간에 사람들이 불길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아테네에서만 10만 여명이 시위를 벌인 이날 그리스 전역에선 대중교통이 마비됐으며 정부부처가 문을 닫아 혼란이 빚어졌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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