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한화에서 데뷔한 김태균(28ㆍ지바 롯데)은 국내 9시즌 동안 188홈런을 때렸다. 한 시즌 평균 20.89개꼴이다.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했던 시즌은 2003년과 2008년으로 각각 31개에 ‘불과’했다. 그만큼 거포라고 불리기엔 ‘2%’가 모자랐다. 하지만 김태균이 최근 일본 무대에서 알토란 같은 홈런포를 연일 휘두르자 전문가들은 지금의 페이스라면 30개를 넘겨 한 시즌 개인 최다홈런도 바라볼 만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태균은 4일 지바 마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니혼햄과 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1-1이던 3회말 상대 왼손 선발 요시카와 마치오의 몸쪽 138㎞짜리 직구를 당겨 왼쪽 스탠드 상단에 떨어지는 130m짜리 결승 솔로아치(시즌 8호)를 그렸다. 김태균은 승부가 결정된 7회에는 1사 후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친 뒤 대주자로 교체됐다. 1회와 6회에는 볼넷, 4회에는 유격수 땅볼.
3타수 2안타(1홈런) 2볼넷 1타점으로 김태균은 성적을 타율 3할2푼8리에 8홈런 34타점으로 끌어올렸다. 김태균의 결승홈런에 힘입은 지바 롯데는 10-1로 역전승, 퍼시픽리그 1위(22승13패1무)를 질주했다.
이날까지 김태균은 최근 5경기에서 두 차례(1일 소프트뱅크, 3일 니혼햄)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6홈런 12타점을 쓸어 담았다. 9경기 연속안타와 6경기 연속타점은 ‘덤’. 또 김태균은 한국에서 188개와 일본 8개를 더해 한일 통산 200홈런에 4개 차로 다가섰다.
최근 김태균의 페이스는 ‘신기’에 가깝다. 지난달 30일 소프트뱅크전에서 시즌 3호 홈런이 터지기까지 27일이 걸렸지만, 5월 들어서는 4경기에서 두 차례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5개를 쏘아 올렸다.
국내에서도 김태균은 유독 5월에 강했다. 김태균은 총 188홈런 가운데 36개를 5월에 생산했다. 8월(38개)에 이어 5월이 월간 최다홈런 두 번째.
36경기에서 8방을 터뜨린 김태균이 144경기에 모두 출전할 경우 ‘산술적으로’ 32개까지 가능하다. 32개는 2003년과 2008년의 31개를 넘어 한 시즌 개인 최다홈런 신기록.
이효봉 MBC ESPN 해설위원은 “상대가 ‘맞혀도 좋다’는 생각으로 집요하게 몸쪽을 파고들 경우 고전할 수도 있다”면서도 “김태균 특유의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위기를 극복한다면 30홈런은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요미우리 이승엽(34)은 야쿠르트전에 대수비로 교체 출전한 뒤 한 타석에 들어섰으나 2루 땅볼에 그쳤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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