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르면 4일 베이징(北京)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고 천안함 사태를 둘러싼 한반도 정세를 논의한다.
김 위원장은 이에 앞서 3일 새벽 랴오닝(遙寧)성 단둥(丹東)을 통해 중국에 들어온 뒤 다롄(大連)시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위원장 취임 이후 다섯 번째 중국을 방문한 김 위원장은 중국 정부 수뇌부를 잇따라
만나 천안함 사고에 대한 북측의 입장을 밝힌 뒤 중국의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여 천안함 사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천안함 침몰 원인 규명 후 국제사회와 함께 '가해자'에게 응분의 대가를 묻겠다는 한국, 미국 등의 입장과 배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중국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또 천안함 사태와 6자회담은 별개라고 주장하면서 전격적으로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있다. 이는 선(先) 천안함 사고 원인 규명 후(後) 6자회담 재개라는 한국측 입장을 희석시키기 위한 전술로 해석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을 통해 중국의 대북 경제지원 약속을 얻어내고 후계체제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여 후계자로 내정된 3남 정은의 동행 여부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평양발 특별열차는 이날 새벽 5시20분(한국시간 6시20분)쯤 단둥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 일행은 단둥 역에서 내린 뒤 준비된 리무진 등 차량 수십대에 나눠 타고 동북3성의 대표적 국제물류기지인 다롄에 도착해 항구시설, 경제기술개발구 등을 둘러보았다. 김 위원장은 다롄에서 북한의 새 경제특구인 라선특별시 발전계획에 대한 조언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 등 일부 외신들은 이날 다롄시의 푸리화 호텔 주변에서 걸어가는 김 위원장의 모습을 촬영해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4일 오전 베이징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남역에선 3일 오후부터 출입통제가 이뤄지는 등 김 위원장 도착에 대비한 사전점검이 시작됐다.
후진타오 주석이 8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짧으면 2박3일, 길면 3박4일의 단기 일정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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